선물받은 수분크림을 다 썼습니다. 빈 통을
재활용품 수거함에 넣으려다 보니 통 표면에
통은 PET, 뚜껑은 Other라고 표기되어 있고
Other 아래에 '재활용 어려움'이라고 써 있습니다.
며칠 전 선물받은 다른 수분크림을 꺼내 봅니다.
통은 플라스틱, 뚜껑은 PP '재활용 우수'라고
써 있습니다. 혹시 사서 쓰게 된다면 이 제품을
써야겠습니다.
병원에 드나들며 고령의 환자들을 많이 보아서
일까요? 전 같으면 공분을 일으켰을 '재활용
어려움'이 어머니 병실의 노인들을 상기시켜
슬픔을 일으킵니다.
우리 어머니를 비롯해 그 방의 모든 분들은
각자 타고난 능력은 물론 타고나지 못한 능력까지
동원하며 죽어라 살아내신 후에 지금에 이르렀을
겁니다.
언젠간 내 몸도 재활용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 사람은
화장품 용기와 달라 죽은 후엔 흙으로 돌아간다,
즉 재활용된다는 사실이 떠오릅니다.
화장품 뚜껑은 재활용되지 않아 천덕꾸러기가
되지만, 사람은 아무리 어리석어도 죽으면
흙으로 재활용되니 얼마나 다행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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