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노년일기 206: 재활용 어려움 (2024년 1월 11일)

divicom 2024. 1. 11. 18:36

선물받은 수분크림을 다 썼습니다. 빈 통을

재활용품 수거함에 넣으려다 보니 통 표면에

통은 PET, 뚜껑은 Other라고 표기되어 있고

Other 아래에 '재활용 어려움'이라고 써 있습니다.

 

며칠 전 선물받은 다른 수분크림을 꺼내 봅니다. 

통은 플라스틱, 뚜껑은 PP '재활용 우수'라고

써 있습니다. 혹시 사서 쓰게 된다면 이 제품을 

써야겠습니다. 

 

병원에 드나들며 고령의 환자들을 많이 보아서

일까요? 전 같으면 공분을 일으켰을 '재활용

어려움'이 어머니 병실의 노인들을 상기시켜

슬픔을 일으킵니다.

 

우리 어머니를 비롯해 그 방의 모든 분들은

각자 타고난 능력은 물론 타고나지  못한 능력까지

동원하며 죽어라 살아내신 후에 지금에 이르렀을

겁니다.

 

언젠간 내 몸도 재활용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 사람은

화장품 용기와 달라 죽은 후엔 흙으로 돌아간다,

즉 재활용된다는 사실이 떠오릅니다.

화장품 뚜껑은 재활용되지 않아 천덕꾸러기가

되지만, 사람은 아무리 어리석어도 죽으면

흙으로 재활용되니 얼마나 다행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