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노년일기 207: 강물이 흘러가는 곳 (2024년 1월 17일)

divicom 2024. 1. 17. 11:08

가끔은 강물이 흘러가는 것을 망연히

바라보곤 했는데, 근래엔 한참 그러지

못했습니다. 강물을 바라보는 건 생生을

바라보는 것인데...

 

그러다 헌책방에서 산 작은 책을 

읽었습니다. 팀 보울러(Tim Bowler)의

<River Boy>. 표지에 강이 있어 이 책을

집어든 건지 모릅니다.

 

River Boy는 뭐라고 번역해야 할까요?

'강물 소년'이 될 수도 있고 '강의 소년'이

될 수도 있겠지요. 이 소설의 '강'은 인생을

은유한다고 합니다.

 

소설의 첫 장이 시작하기 직전 페이지에

구약성경의 전도서에 나오는 구절이 있습니다.

 

Ecclesiastes 1:7 

All the rivers run into the sea; yet the sea is not full;

unto the place from whence the rivers come,

thither they return again.

모든 강은 바다로 흐르지만 바다는 넘치지 않는다;

강들은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 

 

 

회복이 어려운 환자들이 많은 병실에서

읽어서일까요? 아래 구절이 특별히 눈에 들어옵니다.

끝은 스스로를 새롭게 하기 시작하는 곳!

 

P. 187

"It's dying that isn't beautiful," he said, still gazing

at the sea. "But then, living isn't always beautiful

either. This river will have its battles on the way,

but it'll keep on running because it has to. And

even when it reaches the end, it'll already have

started renewing itself here. I find that comforting, too."

 

"죽어가는 과정은 아름답지 않아," 그가 시선을

바다에 둔 채 말했다. "그렇지만, 살아가는 과정도

늘 아름답지는 않아. 이 강은 수많은 투쟁을 겪으면서도

가야 할 길을 달려가. 마침내 끝에 이르면 바로

스스로를 새롭게 하기 시작하고. 그 점을 생각하면

위안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