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일기 149: 젊은이는... (2023년 1월 19일)

divicom 2023. 1. 19. 18:43

젊은이는 빛이 납니다.

이목구비 균형이 맞지 않고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어도

머리끝서 발끝까지 반짝입니다.

 

노인은 집에서 키운 하늘소 같아

이목구비 균형이 아무리 좋아도

빛나지 않습니다.

 

자신의 황금뇌를 떼어 팔며 살다 

죽은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노인은

제 빛과 시간을 바꾼 사람입니다.

 

한 가지 일을 오래 한 사람이

그 분야 전문가가 되듯

긴 시간을 제정신으로 산 노인은

인생을 제법 알게 되고 젊어서

씨름하던 문제의 답을 얻기도 합니다. 

 

젊음을 부러워하는 노인이 많지만

모든 노인들이 그러지 않는 건

바로 그래서이겠지요.

 

빛나던 시절엔 몰랐으나 빛을 잃으며

알게 되는 것들, 그런 것들이 노년을

흥미롭게 하고 살 만한 나날로 만듭니다.

 

그러면 젊음이 부럽다며 늙지 않으려 

몸부림치는 사람들은 뭐냐고요?

 

글쎄요... 혹시 새해 첫달을 지난해의

13월로 사걸까요?

취할 거리 많은 생애 동안 제정신을

놓아 버렸을 수도 있겠지요.

모두가 죽어도 자신의 생은

무한할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사실 제겐 그 답을 생각할 시간이 없습니다.

젊어서 제 인생에 던져 놓은 무수한 질문들,

그 저인망을 거둬들이느라 바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