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일기 150: 달, 달, 무슨 달... (2023년 2월 6일)

divicom 2023. 2. 6. 13:41

어젠 정월대보름. 달을 보러 옥상에 올라갔습니다.

나쁜 제 눈에도 밝고 둥근 달이 동쪽 하늘에

둥두렷했습니다. 제 손 좀 잡아주세요! 하고 외치면

잡아줄 듯 다정해 보였습니다.

 

달을 올려다보니 저절로 기도하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들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안녕을

빌었습니다.

 

아주 짧은 만남이었지만 큰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둥글긴커녕 비죽비죽 날카로운 성정, 어둠을

밝히긴커녕 어둠 속에서 허우적대는 아이 같은 노인...

달은 깊이를 알 수 없는 거울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당신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빌었습니다.

빛을 내되 햇살처럼 날카롭지 않게 하소서. 

어둠을 밝히되 스스로 너무 밝지 않게 하소서.

당신처럼... 차별하지 않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