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폭우를 타고 왔습니다.
이 차분한 온도가 이렇게 극적인 비바람 속에
찾아오다니... 세계와 세상이 갈수록 드라마틱해지니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겠지요.
비 그친 9월 새벽 회색 하늘은 울음 끝 부운 눈처럼
안쓰럽고 아름답습니다. 눈물이 사람을 맑히우듯
빗물이 세상을 맑게 만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9월 한 달 동안 8월에 못한 일들 많이 하시고
뭉클한 순간들 자주 맞으시길, 그래서 자꾸
맑아지시길 빕니다.
아래는 일러스트포잇 김수자 씨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뭉클'입니다. 이사라 시인의 시 아래에 있는
글은 김수자 씨의 글입니다. 그림을 클릭하면
김수자 씨의 블로그 '詩詩한 그림일기'로 연결됩니다.
뭉클 - 이사라
illustpoet ・ 2019. 7. 29. 23:17
종이에 색연필
종이에 색연필
뭉클
이사라
저녁이 쉽게 오는
사람에게
시력이 점점 흐려지는
사람에게
뭉클한 날이 자주 온다
희로애락
가슴을 버린 지 오래인
사람에게
뭉클한 날이 자주 온다
사랑이 폭우에 젖어
불어터지게 살아온
네가
나에게 오기까지
힘들지 않은 날이 있었을까
눈물이 가슴보다
먼저 북받친 날이 얼마나
많았을까
네 뒷모습을 보면서
왜 뭉클은
아니다 아니다 하여도
끝내
가슴속이어야 하나
<저녁이 쉽게 오는 사람에게. 문학동네시인선>
아직 눅눅한 습기가 가시지 않은 작업실에 앉아 며칠동안 계속 한 화면에 집중하니 시공간이 멈춘듯하다. 생활의 자질구레한 일,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변수들에 미숙하게 대처했던 순간들이 오버랩되며 감정의 소용돌이가 서서히 내려앉는 시간이기도하다. 살아가는 해가 갈수록 나도 모르는 감정들이 살아나 욱! 울컥! 차오르는 눈물도 잦다.
오늘의 배경음악은 Buena Vista Social Club. 이브라임 페레와 오마라 포르투온도가 같이 부르는 Silencio를 들으니 또 울컥한다. 오후들어 맑아진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을 한껏 가볍게 한다.
Silencio - Ibrahim Ferrer,Omara Portuondo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Buena Vista Social Club)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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