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늙은 아내가 늙은 남편에게 (2021년 4월 28일)

divicom 2021. 4. 28. 08:39

한 늙은 아내가 자신의 마흔두 번째 결혼기념일에 늙은 남편에게

시 한 조각을 보냈다지요. 그 시는 19세기 영국 시인 크리스티나 로세티

(Christina Rossetti: 1830-1894)의 'The Convent Threshold (수녀원 문턱)'의

마지막 연이었다지요.

 

결혼기념일에 하필 수녀원 문턱 얘기라니? 세 번이나 결혼 문턱까지 갔으나

결국 혼자 살다 간 시인의 시라니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인생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니 놀랄 일도 아니지요.

게다가 크리스티나 로세티는 '사랑하는 이여 내가 죽거든, 슬픈 노래를 부르지 마오'로

시작하는 로맨틱한 시 'Song (노래)'을 쓴 시인이니까요.

 

"If now you saw me you would say:

Where is the face I used to love?

And I would answer: Gone before;

It tarries veiled in Paradise.

When once the morning star shall rise,

When earth with shadow flees away

And we stand safe within the door,

Then you shall lift the veil thereof.

Look up, rise up: for far above

Our palms are grown, our place is set;

There we shall meet as once we met,

And love with old familiar love."

 

"당신이 지금 나를 보고,

'내가 사랑하던 얼굴은 어디 갔느냐'고 물으면

나는 대답할 거예요, 먼저 갔다고,

그 얼굴은 베일을 쓰고 낙원에 머물고 있다고.

언젠가 새벽별이 떠오르고

세상이 그림자와 함께 달아나

우리가 문 안에 안전히 서게 되면

당신은 그 베일을 들어올리겠지요.

올려다 봐요, 일어나요, 저 높은 곳에

다 자란 우리의 종려나무가 있고

우리 있을 곳도 준비되어 있으니

거기서 우리 예전처럼 만나 

스스럼없이 오래된 사랑을 이어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