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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플로이드 동영상, 그리고 할 수 있는 일 (2020년 6월 13일)

divicom 2020. 6. 13. 09:49

무릎으로 흑인의 목을 누르는 백인 경찰의 행위를 촬영한 동영상이 없었다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지금처럼 세계적 공분을 일으키지 못했을 겁니다. 이 동영상을 촬영한 건 흑인 여고생 다넬라 프레이저라고 합니다.

 

그 상황을 목격했을 때 프레이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을 겁니다.백인 경찰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했다면 그들에게  큰 봉변을 당했을 지도 모릅니다.

 

위험에 처한 사람이 있을 때 그를 구해야 하는 건 누구나 알지만구할 수 없을 때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최선이겠지요.

 

조지 플로이드가 여러 가지 나쁜 짓을 저지른 전과자이니 그를 '인종차별에 희생된 흑인 영웅'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사람들이있습니다.  일리 있는 말입니다. 그는 '영웅'이 아니고 '피해자'입니다.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전과자라고 해도 그런 식으로 목숨을잃게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미국에 사는 흑인이 아니어서 다행이지만이 나라에도 백인과 유색인에 대한 차별이 만연하니 부끄럽습니다.백인에겐 무조건 친절하고 유색인들에겐 깔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사람들이적지 않습니다. 우리도 '유색인'인데 말입니다!

 

플로이드를 '흑백차별의 피해자'로 보기보다 '전과자'로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스스로를 돌아봐야 합니다. 자신이 인종차별자가 아닌지.

 

플로이드 사망 동영상 촬영 주인공은 10대 흑인 여고생

정성호 입력 2020.06.13. 02:26 댓글 304

 

다넬라 프레이저..사촌동생 간식 사주러 나왔다가 세상 뒤흔든 동영상 찍어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10대 고교생 다넬라 프레이저.

[출처=다넬라 프레이저 페이스북 페이지, 재배부 및 DB 금지]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전 세계적인 인종 차별 항의시위를 불러온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지는 장면을 생생히 담은 동영상을 촬영한 주인공은 10대 흑인 소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네소타주 지역 일간 스타트리뷴은 11일(현지시간) 플로이드가 경찰관 무릎에 목이 눌린 채 의식을 잃어가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찍은 다넬라 프레이저(17)와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변호사를 통해 이뤄진 인터뷰에서 프레이저는 영웅이 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으며, 자신의 동영상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전혀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프레이저는 메모리얼데이 휴일인 지난달 25일 저녁 9살 사촌 동생에게 간식을 사주러 미니애폴리스의 편의점 '컵푸즈'에 갔다. 플로이드가 20달러짜리 위조지폐로 담배를 샀다고 신고한 그 편의점이다.

 

프레이저는 4명의 경찰관이 차 안에서 플로이드를 끌어내는 장면을 봤다. 프레이저의 변호인 세스 코빈은 "프레이저는 자기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세간의 이목을 끄는 경찰관의 살인 중 하나를 목격하고 기록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촬영 당시에는 플로이드가 죽을지도 몰랐고 그렇게 찍힌 동영상과 이미지가 전 세계적인 항의시위를 촉발할지도 몰랐다는 것이다.

다넬라 프레이저가 촬영한 동영상의 한 장면. 경찰관 데릭 쇼빈(44)이 무릎으로 엎드린 흑인 조지 플로이드(46)의 목을 찍어 누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넬라 프레이저의 페이스북 동영상에서 발췌]

 

프레이저의 동네에서는 이런 경찰의 잔혹 행위가 너무 만연했기 때문에 이 장면을 보고 두 번 생각하지도 않고 녹화를 시작했다고 코빈은 전했다. 코빈은 "(동영상을 촬영한) 그녀의 용기와 침착성, 떨리지 않는 손, 그리고 그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자신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겠다는 마음이 없었더라면 그 4명의 경찰관은 모두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며 어쩌면 또 다른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레이저는 플로이드 사건이 터진 뒤 이 신문에 "세상은 내가 본 것을 볼 필요가 있었다"며 "이런 일은 은밀하게 너무 많이 일어난다"고 말한 바 있다. 프레이저는 이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경찰이 플로이드의 사망 원인을 '의료 사고'라고 발표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들은 말 그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 동영상을 봐라"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 전문가들은 이 생생한 동영상이 물증이 돼 의료 사고라는 거짓 해명을 무력화했고, 여느 사건처럼 묻힐 뻔했던 경찰의 내밀한 폭력을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코빈은 그러나 프레이저는 영웅이 되려는 생각은 없으며 남자 친구가 있고 쇼핑몰에서 일하는, 옳은 일을 한 17살 고교생이라고 말했다.

 

코빈은 프레이저를 "그녀 세대의 로자 파크스"라고 불렀다. 로자 파크스는 1955년 백인과 유색인종 좌석이 나뉜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은 뒤 체포된 흑인 여성이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그녀는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이 됐다.

sisyphe@yna.co.kr

https://news.v.daum.net/v/2020061302262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