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잊지 않을게' 세월호 (2020년 4월 16일)

divicom 2020. 4. 16. 10:55

꽃향기 가득한 4월의 한가운데를 슬픔으로 만든 날,

오늘은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지 6년이 되는 날입니다.

구할 수 있었지만 구하지 않은 이유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아

아직은 이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다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그 가족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 링크를 클릭하면 제가 슬플 때 듣는 노래 "Peace of Mind'를 들을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HidJXZl8gc 


[여적]‘잊지 않을게’ 세월호

송현숙 논설위원

세월호 선체의 모습. 권도현 기자

세월호 선체의 모습. 권도현 기자

그날, 우리 모두는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304명의 생명이 바닷속으로 침몰하는 걸 눈 뜨고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하지 않았던) 거짓말 같은 6년 전. 그런데 2020년 세월호 6주기는 어느 때보다 조용하고 아프다. 코로나19 창궐과 총선의 열기 속에 잊히는가 하더니 급기야 정쟁의 소재로 잔인하게 소환되었다. 1년 전에도 막말을 퍼부었던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는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말로 세월호 유가족을 모욕했다. 강원 춘천에서는 같은 당 김진태 후보 선거사무원이 거리의 세월호 추모 현수막을 뜯어내다 적발됐다. 올해 초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에 야당 추천으로 임명된 김기수 변호사가 세월호 유가족의 강력 반대로 20일 만에 사퇴하는 일도 있었다. 그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방해한 의혹으로 특조위 조사 대상에 오른 인물이다.

6년이 흐른 지금도 세월호를 지우려는 노력은 끈질기게 계속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제자리를 맴돈다. 박근혜 정부 1기 특조위는 진상규명은커녕 발목잡기만 하다 해산됐고, 2기 특조위는 구성부터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검찰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이 2기 특조위의 자료를 받아 수사 중이지만 처벌 공소시효는 1년밖에 남지 않았다.

벚꽃이 필 때면 세월호 유가족들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가족에 대한 기억으로 가슴이 문드러진다. 트라우마로 서서히 무너져 간다. 그들에게 오직 힘이 되는 것은 ‘함께하는 기억’이다. 최근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 부모, 시민들이 함께하는 ‘416합창단’의 이야기를 담은 책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이 나왔다. 416합창단은 산재 사망자, 해고 노동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등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세월호’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부둥켜 울고 노래하면서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받는다. 책의 부록인 음반의 첫 곡은 ‘잊지 않을게’, 마지막 곡은 ‘약속해’이다.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세상을 바꾸어낼 거야/ 약속해 반드시 약속해”. 어느 누구의 의도대로 지워지고 잊힐 세월호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진실을 다 밝힌 후에야 비로소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4152132005&code=990201#csidxd88892baa7f84008a7f7c29be434d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