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인셉션 (2010년 8월 4일)

divicom 2010. 8. 4. 08:52

'인셉션(Inception)'은 원래 '시작, 시초, 개시'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입니다.

이 단어가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이라는 영국 출신의 뛰어난 감독을 만나

'타인의 꿈속에 침투해 새로운 생각을 심는 작전'이 되었습니다.

 

지난 달 개봉하자마자 전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이미 영화제작에 들어간 공식 예산

1억6천만 불의 두 배가 넘는 수입($369,124,000)을 기록했습니다. '닌텐도'의 성공을

부러워하며, 왜 우리는 닌텐도와 같은 비디오게임을 만들어내지 못하느냐고 했다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 소식을 들으면, 왜 우리는 이런 영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느냐고

문화체육관광부를 야단칠지 모릅니다.

 

지금 우리나라엔 이 영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영화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인셉션 매뉴얼'이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남의 꿈에 들어가 새로운 생각을

심는 것'을 상상해내긴 어려울지 모르나, 그러한 상상력을 영화화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게 아닙니다. 영화란 대중의 사랑으로 돈을 버는 '산업'입니다.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영화는 거의 없습니다.

 

이 영화가 저를 슬프게 하는 건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선 결코 이런 영화가 만들어질 수

없을 것 같아서입니다. 예산도 예산이지만 상상력의 부재 혹은 고갈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아기들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짜여진 틀에 넣어 '원만한'인간을 만드는 '교육'이

지속되는 한, 바닥난 한국인의 상상력이 다시 채워지긴 힘들 겁니다.

 

부디 우리나라의 교육 정책이 바뀌기를, 최소한의 예의와 규율만을 가르치고,

나머지는 스스로 알아서 하게 하는 사람으로 키우는 교육 혹은 비교육이 시행되기를,

어머니들이 아이들의 '꿈에 들어가 오래된 생각을 심는' 일이 줄어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