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라비앙 로즈(2010년 8월 5일)

divicom 2010. 8. 5. 11:45

영화 '인셉션'에 나오는 아름다운 배우 마리온 코티아르(Marion Cortillard)에게 매혹되어,

그녀가 주연한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의 전기 영화 'La Vie en Rose'를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라비앙 로즈'라는 제목으로 2007년에 상영되었다고 하는데,

'장밋빛 인생'이라고 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코티아르가 연기하는 피아프는 그야말로 전율을 자아내어, 그가 프랑스어로 연기한

배우 중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이유를 금세 알게 해줍니다. 너무나도 다른 배경에서

성장한 코티아르와 피아프가 스크린에서 만나 한 사람의 완전한 영화인간으로 태어나는 건,

그야말로 놀랍고도 감동적입니다.

 

코티아르는 배우이자 교사인 부모를 만나, 창의성을 북돋워주는 가정에서 쌍동이 남동생들과

북적이며 자랐다고 합니다. 피아프는 거리의 가수인 어머니와 가난한 곡예사였던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할머니가 운영하던 사창가의 창녀들 사이에서 자랐습니다. 창녀 중 한 사람의 사랑을

듬뿍 받아 마음의 평안을 찾을 때쯤 다시 찾아온 아버지가 그녀를 끌고 갑니다. 그녀는 결국

거리의 가수가 됩니다. 코티아르도 피아프도 어린 나이에 무대에 섰지만, 그 무대는 하늘과

땅 만큼 달랐습니다.

 

두 아름다운 여인들 덕에 깨달은 게 있습니다. 상황이 어떻든 결국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은

자신이며, 죽을 만큼 열심히 살지 않고서는 살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와, 삶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다는 또 하나의 평범한 진리입니다.

 

'인셉션'과 '라비앙 로즈'에서 불려져 듣는 이들의 가슴을 흔드는 피아프의 노래, '아니오,

난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아요(Non, Je ne regrette rien)'의 가사를 읽어보시지요.

입추를 목전에 둔 매미들이 죽어라 사랑을 부르고 있습니다.

 

아니오, 아무 것도

난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내게 했던 좋은 일 나쁜 일

내겐 모두 마찬가지

 

아니오, 아무 것도

난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다 지나가버린, 잊어버린 일

옛날은 오직 행복할 뿐

 

추억에 불을 붙여요

힘든 일도 기쁜 일도

더 이상 필요치 않으니

 

사랑 얘기도 그 때의 설렘도

모두 다 쓸어버려요

영원히 쓸어버리고

텅 비워 다시 시작해요

 

아니오, 아무 것도

난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내게 했던 좋은 일 나쁜 일

내겐 모두 마찬가지

 

아니오, 아무 것도

난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내 인생, 내 환희는

오늘 당신과 함께 시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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