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엔화의 얼굴들(2019년 4월 10일)

divicom 2019. 4. 10. 10:29

일본 돈의 얼굴들이 바뀐다고 합니다.


1만엔 짜리엔 한반도 경제 침탈의 토대를 만든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 

시부사와 에이치의 얼굴이 들어가고, 

5000엔권엔 일본 최초의 여성 유학생으로 

여성의 영어교육 지도에 주력한 쓰다 우메코의 얼굴이 실린다고 하니,

일본 우익들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지폐의 얼굴 변화가 또 하나 일본의 뒷걸음질의 증거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나저나 이 나라 자유한국당의 시대착오적 뒷걸음질은 언제나 끝이 날까요?

아래는 경향신문 김진우 특파원의 기사입니다. 


일본 지폐 인물 20년 만에 바꾼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일본 정부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지폐의 도안을 20년 만에 바꾸기로 했다고 9일 발표했다. 내달 1일 새 일왕 즉위를 앞두고 고조되고 있는 ‘개원(改元·연호가 바뀜)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리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방침을 밝히면서 1000엔, 5000엔, 1만엔짜리 새 지폐의 견본을 공개했다. 아소 부총리는 “2024년 상반기부터 유통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지폐 도안을 바꾸는 것은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

새 지폐 도안에 사용되는 초상화 인물은 모두 바뀐다. 1만엔권에는 시부사와 에이치(澁澤榮一·1840~1931년)의 초상이 들어간다. 시부사와는 다이이치(第一)국립은행(현 미즈호은행), 도쿄증권거래소 등 500여개에 이르는 기업·단체의 설립에 관여했다.

이 때문에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칭송받고 있지만, 한국에선 일본의 한반도 경제 침탈의 토대를 닦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구한말 당시 사실상 화폐로 통용된 제일은행권을 발행하고 경인선 철도를 부설했다. 또 경성전기(한국전력의 전신)의 사장을 맡는 등 일본이 한반도를 수탈하기 위한 ‘인프라’의 기초를 닦았다. 1902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지폐의 주인공도 시부사와였다.

현재 1만엔권 모델인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도 ‘탈아론(脫亞論)’으로 아시아 침략의 논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5000엔권은 여류작가 히구치 이치요에 이어 여성이 모델이다. 여성교육 선구자인 쓰다 우메코(津田梅子·1864~1929년)가 선택됐다. 쓰다는 일본 최초의 여성 유학생으로, 쓰다주쿠(津田塾)대학을 설립, 여성의 영어교육 지도에 주력했다.

1000엔권에는 ‘근대 일본 의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기타사토 시바사부로(北里柴三郞·1853~1931년)가 채택됐다. 기타사토는 페스트균을 발견하는 등 감염증 예방과 세균학 발전에 공헌했다. 현재 1000엔권 모델도 매독균과 황열병 연구로 유명한 세균학자 노구치 히데요(野口英世)다.

일본 정부는 위조 방지를 위해 통상 20년 주기로 지폐 도안을 바꿔왔다. 새 지폐에는 홀로그램 등 최신 위조 방지 기술이 활용된다. 500엔 동전도 새로운 위조방지 기술을 채택해 2021년 상반기 유통시킬 방침이다.

지폐 도안을 바꾸기로 한 데는 새 일왕 즉위와 새 연호 사용에 맞춰 사회 분위기를 일신하겠다는 의도도 강해 보인다. NHK는 “왕위 계승에 따라 내달 1일 연호가 바뀜에 따라 새로운 시대를 국민들이 대거 축하하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심리의 호전을 노리고, 개인 소비 환기 등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동판매기 등 관련 수요가 생기기 때문에 경기 자극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일본 정부가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 즉위와 함께 적용할 연호 ‘레이와(令和)’를 지난 1일 발표한 이후 ‘레이와 마케팅’이 펼쳐지는 등 일본 사회 전체가 들썩거리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새 연호 효과를 만끽하고 있다. 새 연호를 발표한 이후 지지율이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NHK가 지난 5~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전달 조사보다 5%포인트 오른 47%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포인트 내린 35%였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4091141001&code=97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