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은 '어린이날'이고 8일은 '어버이날', 내일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이런 날들이 있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부부의 날'은 왜 있는 걸까요?
인터넷 '두산백과'에는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 가자는 취지로 2007년에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라고 합니다.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이라는 설명도 있지만,
부부란 소위 '일심동체'라는 것을 생각할 때 '부부의 날'에 '둘이 하나가 된다'는 건 좀 이상합니다.
어쨌든 오늘 '부부의 날' 덕에 '소 닭 보듯' 하던 부부가
이날만이라도 서로를 눈여겨보고 서로의 말을 경청하면 좋겠지요.
물론 꽃을 선물하면 더욱 좋을 겁니다.
마침 제 책 <생각라테>에 '부부의 날'에 대해 쓴 글이 있어 아래에 옮겨둡니다.
늙은 남편의 꽃
여러 날 냉전 끝에 남편이 아내에게 건네는 꽃은
고대 그리스의 올리브가지처럼
평화의 상징이자 사랑의 표현입니다.
신혼 남편이 아내에게 주는 꽃다발은
먹어도 좋고 안 먹어도 좋은 간식 같은 것이지만,
나이든 남편이 아내를 위해 준비하는 꽃은
훨씬 의미심장합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써야만 할 수 있는 선물이니까요.
어떤 중년 남편이 부부싸움 후에 꽃을 사들고 갔는데
그 꽃이 금세 시들어서, 힘들게 이루어진 화해가
도로 아미타불이 됐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오늘은 ‘부부의 날’
꽃을 파는 분들에게 부탁합니다.
나이든 남자에게 꽃을 팔 때는
제일 싱싱하고 좋은 꽃으로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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