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꿈: 만파식적(2018년 5월 2일)

divicom 2018. 5. 2. 07:29

비가 오니 살 것 같습니다.

하늘은 어제와 비슷한 빛깔이지만 어젠 먼지 때문에 탁했던 거고

오늘은 비가 오느라 그런 것이니, 

비슷한 회색이어도 마음에 일으키는 느낌은 아주 다릅니다.


어젠 오염된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먼지 바다를 걸었습니다. 

한 2주 앓고 난 몸이 약해진 건지

먼지가 몸에 들어와 쌓이는 건지 

걸을수록 걸음이 무거워졌지만

그래도 걸을 만큼 걷고 돌아왔습니다.


먼지 바다의 수영은 맑은 바다의 수영보다 힘든 걸까요?

초저녁부터 잠이 쏟아졌습니다.

가족들이 잘 때 자려고 버텼으나 

열 시 가까이 되니 더 이상 버틸 수 없었습니다.

홀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본래 귀가 밝아'숲에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정도' 라는 말을 듣곤 했지만

밤새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 채 새벽을 맞았습니다.


그 여덟 시간 동안 제 몸은 이불 아래 머물렀어도

제 영혼은 어딘가를 떠돈 듯 합니다.

긴 잠에서 깨어났지만 몸은 어제보다 무겁고

단어 하나만 또렸하게 남았습니다.


'만파식적(萬波息笛: 발음: 만:파식쩍)'.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이 단어가 왜 문득 비 오는 새벽

저를 찾아왔을까요? 


놀랍고 궁금하여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나와 있습니다.

나라 걱정을 하다 남북정상회담 덕에 마음을 놓게 되어

이 단어가 찾아온 걸까요?

아니면 제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려고 찾아온 걸까요?


'꿈은 무의식이 의식에게 하는 말'이라니

만파식적도 제 손에 있겠지요?

가느다란 빗줄기 사이로 가느다란 피리 소리가 들려오는 듯합니다.



네이버 국어사전: 

<음악> 신라  전설상의 피리.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전하는데, 신라 신문왕 아버지 문무왕 위하여 동해변에 감은사()를 지은 , 문무왕 죽어서  해룡()과 김유신 죽어서  천신()이 합심하여  시켜서 보낸 대나무 만들었다하며, 이것 불면 적병 물러가고  낫는  나라 모든 근심, 걱정 사라졌다고한다. [비슷한 말] 만파식.


다음 국어사전: 

만파식적 설화 []

신라 신문왕 2년인 682년에, 용에게서 얻은 영험한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었다는 내용의 설화. 나라에 근심이 생길 때마다 이 피리를 불면 평온해진다는 뜻에서 ‘만파식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신이담에 속한다.
신이담(神異譚): 초인간적인 존재가 등장해 신비하고 기이한 능력을 보여주는 내용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