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손석희, 홍준표, 안철수(2017년 4월 4일)

divicom 2017. 4. 4. 21:57

조금 전 jtbc 뉴스룸을 보다가 가족 간에 싸움이 일어날 뻔 했습니다.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인 홍준표 씨가 너무도 무례하게구니 가족 중 한 사람이 더는 못 보겠다며 채널을 돌렸고, 다른 가족이 그래도 봐야지 왜 돌리느냐며 다시

jtbc로 돌렸기 때문입니다. 텔레비전으로 보는 사람이 그렇게 불쾌할 때 홍씨를 인터뷰하는 손석희 씨는 얼마나 

불쾌하고 황당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씨가 대통령이 되는 일은 없겠지만 그런 사람이 정치판에서 그렇게 오래 살아남고 도지사까지 하니, 이 나라가 이렇게 엉망이 된 게 아닐까요?


손석희 씨는 아무렇지 않은 척 앵커 역할을 계속했지만 정말 아무렇지 않았을까요? 언론인, 특히 손석희 씨처럼

'국민 앵커'로 불리는 언론인은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질문을 하는데 사석에나 어울릴 어투로 '작가가 써준 거 읽지 말고 운운...' 하는 홍씨의 무례는 참으로 기가 막혔습니다. 그 사람이 국민을 얼마나 

만만하게 보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조금 있다가 손석희 씨가 인터뷰한 안철수 씨는 홍씨처럼 무례하진 않았지만, 질문에 답하는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했습니다. 말이나 글이나 생각을 표현할 때는 흐름이 중요한데, 안철수 씨의 말엔 흐름이 없고 '선언'만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손석희 씨가 부연 질문을 한 것은 지극히 당연했습니다. 그러나 안철수 씨의 '선언'은 계속됐습니다.


홍준표 씨와 안철수 씨, 두 사람의 공통점은 손석희 씨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인터뷰는 질문에 답하는 것입니다. 질문할 사람을 신뢰할 수 없을 때는 인터뷰에 응하지 말아야 합니다. 일단 응했으면 질문에 

성의 있게 답해야 합니다. 홍준표 씨와 안철수 씨가 다음에 손석희 씨와 인터뷰를 할 때는 이 사실을 마음 깊이 

새기고 인터뷰에 응해주기 바랍니다.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시는 오늘 같은 무례함과 동문서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홍준표 씨의 비상식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냉정을 유지하려 애써주신 손석희 씨에게 감사합니다. 오늘 jtbc 뉴스룸을 시청한 모든 분들이 손 앵커의 냉정함을 배워 감정적으로 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