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 사퇴(2016년 10월 19일)

divicom 2016. 10. 19. 23:36

오늘 오후에 이화대학 최경희 총장이 마침내 사임했다고 합니다. 

이 대학 130년 역사에서 총장이 이렇게 불명예 퇴진한 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화여대와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을 불명예스럽게 만든 사람이니 그이의 불명예 퇴진은 당연합니다. 


최 총장이 사퇴를 발표한 후 농성 중이던 학생들이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 

교수들이 학생들을 안아주었다는 기사를 읽으니, 1970년대 초 유신 반대 데모를 벌일 때 

맨 앞줄에 서 계셨던 김옥길 총장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최경희 총장 아래 이화여대가 유례없는 치욕을 겪는 것을 보며 저 세상에서조차 슬퍼하셨을 겁니다. 


최 종장을 사임하게 한 이화여대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다시는 이런 치욕스러운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학교를 지켜주길 바랍니다. 

아래에 조금 전 경향신문 인터넷판에서 본 기사를 옮겨둡니다.



최경희 총장 사퇴…교수들 “끝 아니다”

김서영·최민지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0)의 딸 정유라씨(20)에게 입시·학사 특혜를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54)이 19일 사임했다.

최 총장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학생들의 본관 점거 및 시위가 아직까지 그치지 않고, 최근의 난무한 의혹들까지 개입되면서 어지러운 사태로 번져 이화의 구성원과 이화를 아끼시는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로 총장직에서 사임한다”며 “본관에서 아직 머물고 있는 학생과 졸업생들은 바로 나와서 본업으로 돌아가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간 최 총장은 정유라씨를 합격시키기 위해 이화여대가 입시요강을 바꿨으며, 부실한 출석 인정 자료와 보고서를 근거로 학점을 부여했다는 등 ‘정유라 특혜 의혹’의 총책임자로 지목돼 왔다. 이화여대는 지난 17일 정씨 특혜 논란과 관련해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설명회를 열었지만 이후 의혹은 되레 증폭됐다.

최 총장은 이날 “정씨와 관련해 입시와 학사관리에서 특혜가 없었고 있을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앞으로 체육특기자 등의 수업관리를 좀 더 체계적이고 철저히 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화여대 교수 200여명은 이날 오후 총장 사임 발표 이후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총장은 사퇴했으나 학생들의 안전보장, 합리적인 총장선출제도 마련과 재단 이사회를 비롯한 이화 지배구조의 개선 등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이후 초래될 혼란은 저희가 잘 마무리해서 가겠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교수들이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은 130년 학교 역사상 처음이다. 박경미 교수(기독교학과)는 “박근혜 정권과 결탁했다는 비리 의혹이 남아있다. 그 부분에 대해 눈 똑바로 뜨고 최 총장과 그 주변인이 무엇을 했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교수 집회엔 학생 5000여명이 참석해 교수들의 발언에 환호를 보냈다. 본관에서 농성 중이던 학생들이 밖으로 나왔을 땐 교수들이 박수를 치며 이들을 안아줬다. 교수와 학생들은 함께 “권력유착 학사문란 비리총장 물러가라” “이화정신 꽃피운 학생 안위 보장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교내를 한 바퀴 도는 행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