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노점과 다리 (2016년 7월 24일)

divicom 2016. 7. 24. 21:20

온다는 비는 오지 않고 기온은 자꾸 올라갑니다. 그래도 더위 때문에 자라는 것이 있고 영그는 것이 있으니 큰소리로 불평할 수 없습니다. 태연하기 제일 어려운 건 노점상들일 겁니다. 섭씨 30도를 넘는 땡볕 아래 양파니 감자니

펴놓고 앉아 있지만 사가는 사람이 드뭅니다. 너무 더우면 사람들이 나오지 않아 팔리지도 않는다는 노점 아주머니에게서 감자 몇 알 앙파 몇 알을 사들고 왔습니다. 저는 그이처럼 종일 땡볕에 앉아 있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미안했습니다.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FM95.1MHz)'에서는 '다리'에 대해 생각해보고, 정미조 씨의 '인생은 

아름다워',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피아노 연주 '트로이메라이(Traumerei)',  영화 '미라클 멜리에'에 나오는 루안(Louane)의 'Je Vole(I Fly: 비상), 사이먼 앤 가펑클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부른 비제의 오페라 '진주조개잡이(Les Pecheurs de Perles)'에 나오는 아리아 'Me Voila Seule(나 홀로 여기에)'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3부 시작할 때는 Freddie Mercury의 'There must be more to life than this (인생은 이게 다가 아닐 거야)'를 

듣고,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 (Hope for the Flowers)>'을 읽었습니다. 4부에서 오랜만에 김민기 씨의 '종이연'을 들어 좋았는데 중간에 잘려서 안타까웠습니다.


'오늘의 노래'는 샹송 'La Mer(바다)'를 영어로 번안해 불러 세계적으로 히트한 노래 'Beyond the Sea'를 Robbie Williams의 목소리로 들었습니다. 이 노래는 애니메이션 영화 '니모를 찾아서 (Finding Nemo)'의 말미에 나오는 노래입니다. 오늘 마지막 노래는 맥신 나이팅게일의 'Lead me on'이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다리'를 옮겨둡니다.


다리

 

여름은 다리의 계절입니다.

반바지와 짧은 치마 아래 두 다리가

‘X’자가 되었다 ‘11’자가 되었다 합니다.

 

다리에게 어울리는 일은 아무래도 앞으로 가는 것입니다.

가다보니 틀린 길이어서 돌아서 갈 때조차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사람의 눈이 정면을 향하고 있는 것도

앞으로 나아가라는 뜻이겠지요.

 

다리가 제 값을 못할 때는 갈팡질팡할 때입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면 선 자리에서 생각해야 하지만

마음이 급한 사람은 무조건 움직이니 다리가 고생입니다.

 

마음이 원하는 곳으로 몸을 데려다주어

마음과 마음을 만나게 하는 다리,

이 마을과 저 마을을 이어주는 시설물을 다리라 하는 것도

그것 덕에 만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 여름, 수고하는 다리들 덕에

세상의 외로움이 조금 줄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