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FM95.1MHz)'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Brexit=Britain + Exit)를 통해 본 '관계'와. 우리 사회에서 자주 사용되는 'A씨'라는 표현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관계는 맺기도 어렵지만 끝내기는 더욱 어렵다는 것을 브렉시트를 보며 새삼 상기합니다.
첫 노래는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의 'Sailing'이었습니다. 삶은 항해와 같다고들 합니다. 때로는 파도가 높고 폭풍우가 쳐서 항해가 힘들 때도 있지만, 어떤 폭풍우도 영원하진 않습니다. '작은 역사로 보는 문화 세상'의 말미엔 독립운동가 김가진 일가를 생각하며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봉숭아'를 들었고, 3부 시작할 때는 안치환 씨의 '광야에서'를 듣고, 이육사의 시 '청포도'를 읽었습니다. 이 시는 전에도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지만 7월이 오면 꼭 한 번씩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의 노래'는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이었습니다. 가사는 우리말로 번안된 것을 소개했지만, 노래는 Westlife의 'Clementine'을 들었습니다. 1849년 캘리포니아 골드러시'때 금을 캐던 사람들이 자조적으로 불렀다는 '클레멘타인'은 한국어로 번안된 노래와는 전혀 다릅니다. 우리 나라에서 번안된 건 1919년, 일제 치하 한국인의 슬픔을 담고 있지만, 미국에서 '포티나이너들(forty-niners: 1849년을 뜻하는 '49'의 영어 발음에 사람을 뜻하는 er을 붙인 것)'이 부른 노래는 조롱조입니다. 마지막 노래는 사라 브라이트만과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른 'Time to Say Good-bye'였습니다. 오늘 들려드린 음악 명단은 tbs 홈페이지 '즐거운 산책...'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A'를 옮겨둡니다.
A
한국에서 가장 자주 나쁜 짓을 저지르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답은 ‘에이(A)’씨입니다.
사람을 때리고 아이들을 추행하고
의료사고를 저지르는 사람... 모두 ‘A씨’인데요,
대부분의 피의자와 용의자는 형이 확정될 때까지
‘A씨’로 불리기 때문입니다.
누가 언제부터 A자를 이런 용도로 쓰기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굳이 남의 문자를 가져다 쓴 이유가 궁금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 문자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A...
유명한 19세기 소설 <주홍글자>에서 간통 죄인을 벌주는 데 사용됐지만
지금 한국에서처럼 온갖 범죄인의 이름으로 쓰인 적은 없을 겁니다.
이제부터라도 한국인 용의자는 ‘ㄱ씨 ㅇ씨’로 부르고
외국인은 이름자를 따라 ‘A씨’ ‘B씨’로 부르면 어떨까요?
사소한 부당함을 없애는 것, 정의를 실현하는 첫걸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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