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돌 줍다 본다 물 속이 대낮 같다
물에도 힘이 있어 돌을 굴린 탓이다
구르는 것들은 모서리가 없어 모서리
없는 것들이 나는 무섭다 이리저리
구르는 것들이 더 무섭다 돌도 한 자리
못 앉아 구를 때 깊이 잠긴다 물먹은
속이 돌보다 단단해 돌을 던지며
돌을 맞으며 사는 게 삶이다 돌을
맞아본 사람들은 안다 물을 삼킨 듯
단단해진 돌들 돌은 언제나 뒤에서
날아온다 날아라 돌아, 내 너를
힘껏 던지고야 말겠다
--천양희의 시 '구르는 돌은 둥글다' 전문
자유칼럼에 연재하던 '김흥숙 동행'을 그만두었습니다. 독자들께는 "시사(時事)너머"를 보고 싶어
그만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2009년 말, 네 개의 정기칼럼을 쓰며 시사의 얕음을 절감하면서
구르지 않는 돌처럼 깊어지고 싶었습니다. 세상엔 구르는 돌과 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오히려
구르지 않는 돌이 필요하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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