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가난한 사람들 (2010년 4월 6일)

divicom 2010. 4. 6. 22:46

"가난한 사람들이 아직도

 너덜너덜한 소굴에서 살아간다

 시커먼 연기가 솟고 소방차들이 달려왔을 때

 무너지는 잿더미 앞에서 울고 있는

 아이와 노파를 나는 보고 있었다

 

 서울 한복판에 이런 변두리 인생들이 있다는 것

 헌혈 플래카드를 큼직하게 내건

 적십자혈액원 건물이 바로 옆에 있지만

 가난한 피는 여전히 가난하고

 궁핍에서 죽음에 이르는 길에 너절하게

 불어나는 물건들이 있다는 것 ....."

 

--- 최승호의 시,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