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11.14 민중대회(2015년 11월 15일)

divicom 2015. 11. 15. 09:38

어제 오후 서울 시내 여러 곳에서 시작한 시민들의 시위는 4시가 넘으면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가 되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10만 여 명의 시민들이 경찰의 물대포와 맞서 싸우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려 했으나 경찰의 차벽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연행되고 부상당했는데, 그중 전라남도 보성에서 온 농민 한 사람은 물대포를 직접 맞고 넘어져 생명이 위독하다고 합니다. 


수도 한복판에서 정부가 시민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지만 대부분의 방송에서는 이 사건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정부와 방송 관계자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에 감사했을지 모릅니다. 파리의 사건이 너무 심각해 광화문 시위 보도를 소홀히 했다고 변명할 수 있을 테니까요. 어제 방송이 보도하지 않은 광화문 사정, 한겨레신문 인터넷판에 나왔기에 조금 줄여 옮겨둡니다. 기사 전문과 관련 사진은 아래 주소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17463.html?_ns=t1  


경찰이 조준한 물대포 맞은 농민 생명 위독
11.14 민중총궐기대회
노동개악·국정화 반대 모인 광화문 10만 시민들
경찰 물대포·캡사이신 맞서 한밤까지 격렬 대치
물대포에 쓰러진 농민 밤늦게 뇌수술 받아
경찰, 시위 참가 50명 연행…“불법배후세력 추적”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린 14일 오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빚어졌다. 도로에는 경찰이 물대포로 발사한 최루액 섞인 물이 흥건했다. 충돌 과정에서 60대 농민 한명이 경찰이 발사한 물대포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농민은 매우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사거리 일대에서 전국에서 올라온 10만여명(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은 6만4천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민중대회가 열렸다.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주최한 이날 민중대회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의 집회다.

오후 2시께부터 대학로, 서울역, 시청광장 등에서 청년, 빈민, 농민, 노동자 등은 부문별 사전집회를 연 뒤 속속 서울광장으로 모였다. 이들은 집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에 반대하고, 청년실업 문제, 쌀값 폭락, 빈민 문제 등의 해결책 마련을 요구했다.

서울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오후 4시30분께부터 광화문 쪽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미 세종로사거리 일대에 차벽을 세워 놓은 경찰은 해산명령을 했지만,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했다. 대학로와 서울역에서 출발한 시위대도 종로구청 앞에서 경찰 차벽에 막혔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발사했다. 도로에는 물에 섞여 발사된 최루 가스로 쌓여 온통 하얗게 변했다. 심지어 경찰은 쓰러진 사람을 향해 물대포를 쏘거나 멀리까지 조준 발사를 하기도 해 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경찰의 무차별 물대포 발사에 부상자도 속출했다. 특히 전남 보성에서 올라온 농민 백아무개(69)씨는 경찰이 발사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서울대병원으로 후송됐다. 목격자들의 말에 따르면, 백씨는 시위대의 앞쪽에 있다 경찰이 거의 직사로 발사한 물대포를 맞고 뒤로 넘어졌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조영선 변호사는 “현장 영상을 보니 경찰이 2~3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직격 조준을 했고, 물대포를 맞은 백씨가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친 것으로 보인다”며 “물대포는 최소한도로 써야 하고 살상 목적으로 사용하면 안 되는데 경찰이 이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병원 쪽은 “백씨는 외부 충격에 의한 뇌출혈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백씨는 상당히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는 이날 밤 늦게 뇌수술을 받았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처음 병원에 왔을 때는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매우 위독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백씨는 가톨릭농민회 간부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 외에도 여기저기에서 부상자들이 구급차로 옮겨지는 광경이 목격됐다. 시민들은 “살인정권 폭력정권 박근혜 정권 박살내자”는 구호를 외쳤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밤 10시 현재 백씨를 포함해 30명가량이 크고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찰의 최루액을 맞은 시민들은 어지럼증을 호소하거나 기침을 심하게 하는 등 고통스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