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김민기의 '친구'(2015년 4월 13일)

divicom 2015. 4. 13. 21:20

어제 tbs '즐거운 산책(FM95.1MHz)' 에서는 '비누'에 대해 생각해보고, 김민기 씨의 노래 '친구', Peter, Paul & 

Mary의 'We Shall Overcome', Madonna의 'Wash All over Me', 한영애 씨의 '봄날은 간다', 테너 박수길 씨의

 '동무생각'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거꾸로 되어가는 듯한 현실을 생각하며 들은 이연실 씨의 노래 '역(逆)'과, 마지막 곡으로 들려드린 Karla Bonoff의 'The Water Is Wide'도 좋았습니다.


김민기 씨가 작사, 작곡해 부른 '친구'는 1971년에 나온 그의 1집 앨범에 실린 곡인데, 세월호로 숨진 사람들을 

생각하며 '오늘의 노래'로 들려드렸습니다. 이 노래... 꼭 한 번 들어보시고 세월호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잠시라도 옷깃을 여며주시기 바랍니다.


어제 초저녁에 들른 진도 팽목항엔 찬 바람이 거세게 불어 참 추웠습니다. 그 추운 바다에서 숨진 젊은 희생자들의얼굴을 마주하니 서 있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초롱한 젊은이들을 한꺼번에 장사지내고, 이 나라는 지금 무엇 하고 있는 걸까요?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비누' 원고를 옮겨둡니다. '즐거운 산책'에서 들려드린 음악 명단은 tbs 홈페이지(www.tbs.seoul.kr) '즐거운 산책' 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누

 

예쁘고 향 좋은 비누는 오래 두고 보았는데

이젠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두고 볼 여유가 없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더러워진 손을 씻다보면

비누는 아이 많은 집의 엄마처럼 야위어갑니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처음 만들어졌다는 비누,

고대 그리스에서 신들에게 제사지내다 발견했다는 비누,

언제 어디서 태어났든 비누가 지금처럼 바빴던 때가 있을까요?

 

모래와 먼지가 자꾸 하늘로 날아오르는 건

쉬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 하는

사람들의 욕심 때문일지 모릅니다.

 

손을 씻으면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그런 비누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모래는 사막에서 먼지는 땅에서 잔잔하고

우리도 비누 향내 맡으며 느긋할 수 있을 테니까요.

 

비누여, 역사상 가장 많은 인류를 구한 물건이여,

다시 한 번 우리를 구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