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거짓말이야!(2015년 4월 19일)

divicom 2015. 4. 19. 10:30

오늘은 4.19혁명 기념일입니다. 1960년 3월 15일에 치러진 선거에서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개표가 조작된 사실이 밝혀지자, 4월 19일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부정선거 무효와 재선거를 외치는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결국 전국의 학생들과 시민들의 시위를 견디지 못한 이승만 대통령이 물러나며 12년의 자유당 집권이 끝났습니다. 초기에는 '혁명'으로 불렸으나 5.16군사 정변 후엔 '의거'가 되었고, 김영삼 정부 때 다시 '혁명'이 되었습니다.


4.19혁명이 일어날 때까지는 자유당 독재가 가장 나쁜 정치인 줄 알았는데, 그후에 이어진 독재정권들을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무수한 잘못을 저지르고도 꿈쩍않고 자리를 지키는 요즘의 권력자들과 정치인들은 이승만 씨를 '너무 순진한 노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오늘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 선정한 '오늘의 노래'는 김추자 씨가 부른 '거짓말이야"였습니다. 1971년에 낸 음반에 첫 곡으로 수록된 곡으로 신중현 씨가 작사, 작곡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를 둘러싼 정치인들의 거짓말을 보며 이 노래를 연상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 노래는 '사회의 불신 풍조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금지되기도 했다니, 이 나라는 70년대나 지금이나 참 정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첫 노래는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Paul Weller의 노래 'Brand New Start'였고, 마지막 노래는 Billy Joel의 'Honesty'였습니다. 두 곡 사이에 들려드린 아름다운 곡들 중에도 N.EX.T의 '집으로 가는 길'과 이소라 씨의 '봄', 독일 테너 Fritz Wunderlich의 'Ich Liebe Dich'의 여운이 길었고, '영화 읽기' 말미에 틀어드린 Dean Martin의 'My Rifle, My Pony and Me'는 뒷부분이 잘려 안타까웠습니다. 전곡 명단은 tbs 홈페이지 '즐거운 산책' 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노인과 지하철' 원고를 옮겨둡니다. 


노인과 지하철

 

목소리 큰 노인들 덕에 지하철이 소란합니다.

몇 안 되는 젊은 승객들이 등산복 차림 노인들을 흘깃거립니다.

나이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한다

친구들의 얘기가 떠오릅니다.

친구들 모두 예순이 넘었습니다.

 

누적되는 적자 때문에 지하철 요금이 오를 거라 합니다.

취업 못한 젊은이들은 시간당 만 원도 안 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지하철 요금을 내고 다니지만

노인은 노인이라는 이유로 무임승차를 한다고

불평하는 젊은이들도 있습니다.


지하철공사는 경영합리화로 적자를 줄여야 하지만

노인들도 앞장 서 적자를 줄일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65세 이상 노인의 무임승차는 평균 수명이 지금보다 훨씬 짧았던

1980년대에 정한 것이니 무임승차 연령을 조금 올릴 수도 있고,

소득수준에 따라 무임승차 혜택을 조정할 수도 있겠지요.

 

노인들이 먼저 무임승차 제도를 개선하자고 하면

어르신들은 역시 어르신!’이라는 말이 나오고

노인과 젊은이의 사이도 나아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