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샤를리 에브도 사건과 한국인(2015년 1월 13일)

divicom 2015. 1. 13. 10:08

프랑스 주간지 'Charlie Hebdo'가 폭탄 테러를 당한 지 일주일만에 특별호를 냈습니다.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만평으로 조롱했다는 이유로 테러를 당했지만 이번 호에도 무함마드를 만평의 주인공으로 삼았습니다. 


이 사건을 대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태도는 프랑스를 비롯한 서구 사람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잡지 만드는 사람들이 심했지 않느냐, 그렇게 남의 종교를 무시하니 그런 일을 당하는 것 아니냐' '그런 것까지 언론의 자유로 봐야 하느냐?'는 식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언론의 자유'를 유보당한 나라에서 살다보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니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보도는물론 풍자 만화에서조차 진정으로 자유롭게 활동하는 언론인이 드뭅니다. 조금만 자유롭게 쓰려 하면 소속된 언론기관 안에서 통제를 당하고, 회사 내부에서 지지를 받아도 법이 막아서거나 정권이 야단칩니다. 그런 나날이 쌓이다보니 이젠 언론인들 스스로, 국민들 스스로 '알아서 기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언론의 자유도 좋지만 샤를리 에브도가 원인을 제공한 것 아냐?' 하는 소리를 하게 된 것이지요.  


샤를리 에브도라는 거울에 비친 한국의 현실... 민망하고 부끄럽습니다. 아래에 샤를리 에브도 최신호에 대한 연합뉴스 기사를 옮겨둡니다.


샤를리 에브도 최신호 등장 무함마드 "내가 샤를리"(종합)

무함마드 만평 또 실어…16개국어 300만부 14일 배포
무함마드 만평 또 실어…16개국어 300만부 14일 배포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 표적이 된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14일(현지시간) 배포되는 최신호 표지에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만평을 실었다.

샤를리 에브도는 무함마드가 눈물을 흘리며 '내가 샤를리'(JE SUIS CHARLIE)라는 글귀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긴 최신호 표지를 13일 공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 표지 만평에는 "다 용서한다"(TOUT EST PARDONNE)라는 제목이 달렸다.

이번 최신호는 파리에 있는 샤를리 에브도 편집국이 지난 7일 테러 공격으로 스테판 샤르보니에 편집장 등 직원들이 희생되는 참사를 겪은 뒤 처음으로 나오는 것이다.

살아남은 잡지 제작진이 프랑스 정부와 현지 언론 리베라시옹 등의 도움을 받아 만든 '생존자 특별호'다.

특히 최신호는 총 300만부를 배포할 계획이며 16개국어로 찍어낸다. 샤를리 에브도는 테러 이전에 매주 6만부가 인쇄돼 3만부 가량이 팔렸다.

앞서 샤를리 에브도의 변호인 리샤르 말카는 12일 현지 라디오에서 특별호 풍자 대상에 무함마드가 포함됐다며 "이는 살아남은 이들이 침묵을 강요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슬람교에서는 무함마드의 모습을 그리는 행위가 엄격하게 금지돼 있지만 샤를리 에브도는 무함마드를 종종 풍자 대상으로 삼아 극단주의자들의 표적이 됐다.

예멘 알카에다에서 훈련받은 테러리스트 쿠아치 형제는 7일 샤를리 에브도에 침입해 경찰 2명을 포함, 모두 12명을 살해했다. 이들은 "예언자의 원수를 갚았다"고 외쳐 샤를리 에브도가 게재해온 무함마드 풍자에 대한 보복 테러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