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그럴 줄 알았다(2015년 1월 12일)

divicom 2015. 1. 12. 12:32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아침 연두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지만 텔레비전 생중계를 보지 않았습니다. 보지 않아도 무슨 말을 할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전 인터넷 세상을 둘러보니 박 대통령은 우리의 예상을 조금도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놀랄 일 많은 세상, 우리를 놀라게 하지 않은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할까요? 앞으로 3년 동안도 오늘처럼 '그럴 줄 알았다'며 살아가야 할까요? 그런데... 참, 기자회견은 왜 하는 걸까요?  아래에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한겨레신문 기사를 옮겨둡니다.



박 대통령  “김기춘 실장, 드물게 사심 없는 분…”

[신년 기자회견] 비서관 3인방의 교체론도 일축
“정윤회씨, 실세는커녕 국정과 전혀 관계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김기춘 비서실장과 ‘정윤회 문건 파문 의혹’에 연루된 청와대 비서관 3인방의 교체론을 일축했다.

박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김기춘 실장의 교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우리 비서실장께서는 드물게 사심이 없는 분이고, 가정에서도 어려운 일이 있기 때문에 자리에 연연할 이유가 없음에도 옆에서 도와주셨다. 이미 여러 차례 사의 표명도 했다”며 “그러나 여러 가지로 당면한 현안들이 있어서 그 문제를 먼저 수습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답변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 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에 대해서도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 비서관이 묵묵히 고생하며 자기 맡은 일 열심히 하고 그런 비리가 없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이번에 대대적으로 뒤지는 바람에 ‘진짜 없구나’ 하는 걸 나도 확인했다며 “세 비서관이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치거나 그만두게 한다면 누가 제 옆에서 일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씨와 관련해서도 “정윤회씨는 벌써 수 년전에 저를 돕던 일을 그만두고 제 곁을 떠났기 때문에 국정 근처에도 가까이 온 적 없다. 실세는 커녕 국정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씨 부부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터무니없이 조작된 얘기”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윤회 문건 파문 의혹’에 대해 특검을 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특검은 사실에 대한 실체가 있거나 권력을 휘둘러서 감옥에 갈 일을 했거나 엄청난 비리를 저질렀을 때 해야 한다”며 “문건이 조작·허위로 밝혀졌는데 의혹만 갖고 특검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와 관련해서도 “항명 파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민정수석이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본인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가서 정치 공세에 휩싸이게 되지 않을까, 문제를 크게 키우진 않을까 걱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이번 문건 파동으로 국민 여러분께 허탈함을 드린 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문건 파동의 성격에 대해서는 “나라를 위해 헌신과 봉사를 해야 할 위치에 있는 공직자들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 기강을 무너뜨린일은 어떤 말로도 용서할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그동안 사실의 진위 여부를 파악조차 하지 않은 허위 문건들이 유출돼 많은 혼란을 가중시켜왔다”며 “진실이 아닌 것으로 사회를 어지럽히는 일은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서나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나 결코 되풀이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어 “공직자들이 나라와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공직 기강을 바로 잡아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