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tbs '즐거운 산책(FM95.1MHz)' 시간에는 '전봇대'에 대해 생각해보고, Bob Dylan의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등 주옥 같은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첫 노래는 The Archies의 'Sugar, Sugar', 그 다음 노래는 1974년에 개봉된 영화 '위대한 갯츠비(The Great Gatsby)'에 나왔던 노래 'Five Foot Two, Eye of Blue'였습니다. 영화 OST에 있는 건 아니고 Bing Crosby가 부른 노래로 틀어드렸습니다. 이연실 씨의 '민들레' , 전인권 씨의 '늦지 않았습니다'도 좋았습니다. 전곡 몀단은 tbs홈페이지 '즐거운 산책' 방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전봇대' 원고를 옮겨둡니다. 기울어진 전봇대가 보이는 동네의 삶과 그런 것이 전혀 없는 곳의 삶은 다른 나라의 삶처럼 다릅니다. 지금 한반도의 남쪽 반쪽엔 여러 개의 작은 나라들이 있을 뿐 '대한민국'은 이름으로만 존재합니다. 개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해볼 수 없는 생활고로 인해 자살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국민을 자살로 모는 나라... '우리' 나라입니다.
전봇대
단독주택이 다세대주택으로 바뀔 때마다
전봇대의 짐이 무거워집니다.
전기선, 케이블텔레비전 선,
전화선, 인터넷선...
전봇대마다 엉킨 실타래 같은 짐이 얹히고
무수한 전선들이 하늘을 조각냅니다.
전선을 잔뜩 이고 선 전봇대는
식구 많은 집의 가장 같고
전선의 무게로 기울어진 전봇대는
나이 들수록 작아지는 부모들 같습니다.
겨울이 깊어가며 사는 게 힘들어지면
전선들이 ‘이~ 이~’ 소리 내어 울먹입니다.
추위를 피해 날아가던 새들이 길을 멈추고
‘울지 마, 울지 마’ 다독입니다.
크고 높은 건물들의 동네엔
기울어진 전봇대도 없고 조각난 하늘도 없으니
전선 우는 소리도, 달래는 새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 동네의 삶은 어떨까요?
거기서도 누군가는 작아지고 누군가는 울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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