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모자'에 대해 생각해보고, Bee Gees의 'Don't forget to
remember', 영화 Doctor Zhivago에 나오는 노래 'Somewhere my love', Madonna의 'Don't stop' 등을 들었습니다. Rolling Stones의 'Gimme Shelter'도 오랜만에 들었고, 테너 Mario Lanza의 'Drink, Drink, Drink'도 재미있었습니다. 2천 만 장 넘게 팔렸다는 Julio Iglesias의 스페인어 노래 'Hey'도 좋았고, 겨울이면 생각나는 Salvatore Adamo의 'Tombe la neige'도 좋았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모자'의 원고를 옮겨둡니다.
모자
한때는 목덜미를 스치는 찬바람이 좋아
한겨울에도 목을 드러내고 다녔는데
이젠 초겨울 바람에도 머리가 어는 듯합니다.
털모자 하나를 머리에 얹으니 추위가 날아갑니다.
‘모자’를 처음 만들어 쓴 사람... 그 사람도 머리숱이 적었겠지요?
아니, 헝클어진 머리를 감추는 데 모자처럼 유용한 것도 없으니
머리 가꾸는 게 귀찮아 모자를 만들어 쓴 건지도 모릅니다.
어떤 모자를 쓰느냐에 따라 기분도 달라집니다.
검정 모자를 삐뚜름하게 쓰면
‘개선문’의 주인공 ‘조앙 마두’가 된 듯하고
두툼한 비니로 귀를 덮고 나가면
‘닥터 지바고’에 나오는 ‘라라’가 된 것 같습니다.
모자 중엔 군인이나 주교의 모자처럼
계급이나 권위를 나타내는 모자도 있지만
털모자는 쓴 사람의 겸손을 보여 줍니다.
맨 머리로는 찬바람을 견딜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이지요.
북풍님, 매서운 북풍님,
숱 적은 머리들을 굽어 살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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