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청와대 홍보수석을 임명했습니다. YTN플러스 윤두현 사장입니다. 윤씨는 YTN 보도국장 때 BBK 특종 보도를 막아 YTN 노동조합이 뽑은 '5적' 가운데 한 사람으로 뽑힌 적이 있을 정도로 친정부적인 사람이라고 합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윤씨의 임명을 발표하며 “오랜 언론인 생활을 통해 균형감 있는 사고와 날카로운 분석 능력을 발휘해 온 분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개조 작업에 대한 정책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소통의 적임자로 판단해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민 대변인의 말을 들으니 큭큭 웃음이 납니다.
저도 기자생활을 15년쯤 했지만 언론인 생활을 오래 했다는 것과 '균형감 있는 사고와 날카로운 분석 능력'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기자생활의 마지막 3년을 연합통신(1990년대 중반 연합뉴스와 YTN이 됨)에서 보낸 제 경험을 돌이켜 보면 윤두현 씨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 짐작이 갑니다.
윤씨는 서울신문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당시 서울신문은 정부의 기관지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전두환 정권이 강제로 합동통신, 동양통신 등의 통신사들을 통,폐합하여 만든 연합통신도 서울신문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1990년대 초 연합에 근무할 때 '청와대 바라기'하던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친정부적 매체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해서 언론인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곳에서 승승장구했다면 존경할 만한 언론인은 아닐 겁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부정, 부패, 부실투성이인 나라를 바로 세우자는 국민적 공감이 형성되고 있지만, 눈물을 보였던 대통령은 여전히 '내 귀에 캔디' 같은 말만 해줄 사람들을 찾고 있는가 봅니다. 총리 후보도 금명간 발표할 거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사람을 내세울지 불안합니다. 아래에 조금 전 한겨레신문에서 본 기사를 옮겨둡니다.
새정치연합, 신임 청와대 홍보수석 ‘정치 편향성’ 비판
YTN 보도국장 때 BBK 특종 막아…노조 ‘5적’으로 꼽아
정치부장 승진 땐 ‘외부 청탁’ 논란을 사장이 폭로하기도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 홍보수석에 윤두현(53) YTN플러스 사장을 임명한 것을 두고 야당이 “불통의 정부 운영을 바꾸겠다는 청와대가 홍보수석 인사부터 소통과는 정반대의 인물을 임명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금태섭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지닌 현직 언론계 인사를 청와대 홍보수석에 임명하는 것이 소통인가”라며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이후 조금이라도 소통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던 국민들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지적했다.
금 대변인은 “윤 신임 수석은 정권의 눈치만 보는 전형적인 해바라기형 언론인의 모습을 보여 왔다”고 주장한 뒤, 구체적으로 “BBK 가짜 편지 작성자 신명씨가 지난 4.11 총선 엿새 전에 귀국해 가짜 편지 배후 등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이라는 YTN의 단독 보도를 보류시킨 일이 있고, 정부 비판적인 내용에 대통령이 언급되면 안 된다며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사진 영상을 기사에서 빼라고 요구하다가 결국 리포트를 일방적으로 불방시킨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금 대변인은 “만기친람, 불통의 정부 운영을 바꾸겠다는 청와대가 홍보수석 인사부터 이렇게 소통과는 정반대의 인물을 임명하는 것은 정말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윤 신임 수석은 경북 경산 출신으로, 서울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1995년 YTN 출범 때 이직해 정치부장·보도국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3월에는 자회사인 디지털YTN(현 YTN플러스) 대표이사 겸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 신임 수석은 YTN 정치부장·보도국장 재직 당시 정권에 불리한 보도들은 일방적으로 불방시켜, YTN 노조는 2012년 공정방송을 저해하는‘YTN 5적(敵)’의 한명으로 그를 선정했다.
YTN 노조에 따르면, 윤 신임 수석은 ‘MB 특보’ 출신인 구본홍씨가 YTN와이티엔 사장을 하던 2008년 정치부장에 오르면서부터 승승장구했다. 정치부장 시절엔 정부 비판적인 내용에 “대통령이 언급되면 안 된다”며 리포트를 일방적으로 불방시키는 등 여당에 편향된 보도로 사내 공정방송위원회 등에서 논란을 일었다. 2011년 신임 보도국장으로 임명됐을 때도 물의를 빚었다. 당시 배석규 사장은 보도국 구성원들의 투표로 3명의 후보를 1차적으로 뽑던 ‘보도국장 복수 추천제’를 무시하고 그를 보도국장에 임명해 사내에서 거센 반발을 샀다.
윤 신임 수석은 YTN 보도국장 시절인 2012년 2월 ‘BBK 가짜편지 단독 보도’를 “함량 미달”이라며 방송을 보류시켰고, 같은 해 5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을 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출연시켜 해명으로 일관한 방송을 내보내게 해 사내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윤 신임 수석이 YTN에서 승진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정치적 외압설’이 거론되기도 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MB 정권의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건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보면, 2008년 당시 표완수 YTN 사장이 ‘홍상표 당시 보도국장(이후 청와대 홍보수석 임명)과 윤진식(인수위 경쟁력강화특위 부위원장·이후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부터 (윤두현을) 정치부장으로 뽑으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YTN 노조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윤 신임 수석이) 권력 실세들에게 줄을 대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으며, ‘불공정 보도’의 사례들은 무수히 많다. 현직 언론인으로 있을 때 ‘정권바라기’로 일해왔다는 걸 증명해보이는 인사다. YTN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참담하다”고 말했다.
한편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임명 사실을 발표하며 “오랜 언론인 생활을 통해 균형감 있는 사고와 날카로운 분석 능력을 발휘해 온 분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개조 작업에 대한 정책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소통의 적임자로 판단해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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