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49일, 경기도 안산과 인천광역시 등에서는 49재 추도식이 열렸지만 진도에서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아직 바다에서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이 있으니 49재를 지낼 수 없다는 실종자 가족들의 뜻을 존중해서 열지 않은 겁니다.
진도 밖 사람들은 그새 세월호 참사를 잊고 선거일 덕에 생긴 '징검다리 연휴'를 즐길 궁리에 바쁩니다. 세월호 침몰 후 고개를 숙이고 다니던 여당 후보들이 대중의 빠른 망각 덕에 슬며시 고개를 들더니 이젠 근거 없는 가십으로 표를 얻으려 안간힘을 씁니다.
대한민국은 세월호 사건 이전과 이후 완전히 달라져야 하지만 텔레비전 토론에 나온 집권당 후보를 보고 있으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변할 마음조차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생각할수록 세월호 승객들의 희생이 가슴 아픕니다.
세월호 침몰이 이 나라의 '후진성'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던 해외 언론이 내일 투표 결과를 보고 '한국 정부는 후진적이지만 국민은 그렇지 않은 게 투표로 밝혀졌다'고 보도하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꼭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아래는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의 49재가 열리지 않은 이유를 알게 해주는 머니투데이의 오늘 기사입니다.
무산된 팽목항 49재 "사람들에게 잊혀질까 두려워.."
[세월호 참사]실종자 가족들이 49재 행사 거절한 이유
머니투데이 진도(전남)=김민우기자
"49재요? 다 좋죠. 그런데 우리
얘들은 아직 바다 속에서 찾지 못했으니 어떻게 49재를 지낼 수 있겠습니까? 수색이나 빨리 재개돼야 할텐데…"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한 실종자 가족은 바다를 바라보며 한숨지었다. 세월호 참사 발생 49일을 맞는 3일 경기도 안산과 인천광역시 등 전국각지에서는 49재
추도식이 진행됐다. 49재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 49일동안 이승에 머물다가 저승으로 올라간다고 해서 혼을 저승으로 떠나보내는
제사다.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 머무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49재는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과는 달리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영령들을
추도하겠다며 한 불교종단에서 팽목항을 찾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큰 스님을 만나 양해를 구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스님께서 저희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주시니 너무 감사하다"면서도 "하지만 저희가 아직 49재를 지낼 때는 아닌 것 같다"고 정중하게 거절의 뜻을 전했다.
스님들은 가족들의 뜻을 받아들여 조용히 바다를 향해 묵념만을 하고 떠났다.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사고발생 49일째에 맞춰 팽목항을
찾으려던 유가족들도 원래 계획을 취소하고 각자 유골이 모셔진 곳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로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49재
지내고 싶은 부모마음, 기도 올려주시겠다는 분들의 마음 모두 왜 모르겠냐"며 "그러나 아직 아이를 찾지도 못한 부모로서 49재 얘기가 나오면
가슴 한 편이 아프다. 좀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팽목항에 이틀째 먹구름이 드리웠다. 풍랑주의보가 내려 바지선도
모두 인근 섬으로 피항했다. 13일동안 실종자를 추가로 인양하지 못한데다 날씨 때문에 수색마저 중단된 지 벌써 사흘째. 어두워진 하늘만큼 실종자
가족들의 표정도 어두웠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도 팽목항에 나와 바다를 바라보며 수색이 재개되기만을 기다렸다. 한 실종자 가족은
"여기는 오늘도 수색구조방안 논의하고 구조작업에 대한 계획수립이 한창"이라며 "그러나 49재를 지내는 것이 이 참사의 정리 수순으로 국민들에게
비춰져 더 이상 수색작업이 진행되지 못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49재 이후 종결국면으로 분위기가 흐를까봐 두렵다.
가족들은 '전원구조'라는 정부의 약속마저 지켜지지 않을까 두렵다. 팽목항에서의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곳이 잠수사들 말고 있겠냐고. 대통령, 국회의원 100명이 내려와도 우리는 하나도 고맙지 않아. 잠수사분들 3명이 더 고맙지. 우리는
그분들 발에 뽀뽀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야. 그런데 그분들이 그렇게 돌아가셨으니 가슴이 찢어지지. 그래서 우리가 T/F회의 들어갈 때마다
얘기한다고. 어떤 방법을 도입하든 잠수사들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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