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한국일보 정상화(2013년 8월 9일)

divicom 2013. 8. 9. 09:13

오늘 아침 한겨레신문을 보니 한국일보가 곧 정상화될 거라고 합니다. 고낙현 한국일보 재산보전관리인이 어제 이계성 수석논설위원을 편집국장 후보로 지명했으며, 한국일보 기자들이 오늘까지 이 위원에 대한 임명 동의 투표를 한다고 합니다. 이 위원이 편집국장으로 임명되면 50여 일 동안 발행되어온 '짝퉁 한국일보' 대신 '진짜 한국일보'가 발행됩니다. 부디 꼭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저보다 몇 년 후배인 이계성 위원은 좀체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심지 곧은 선비형으로 한국일보 기자들로부터 두루 신임을 받고 있습니다. 고낙현 관리인은 이미 이 위원을 편집국장 직무대행으로 선정하고 장재구 회장 측 간부들을 설득해왔다고 합니다. 


이계성 위원이 편집국장이 되어 '진짜 한국일보'가 발행되면 6월 말에 구독 중지했던 한국일보를 다시 신청해야겠습니다. 여러분도 꼭 그렇게 해 주시길 바랍니다. 한국일보는 사주가 있는 언론기관 중에 가장 사주의 이익으로부터 자유롭게 신문을 제작해온 신문입니다. 한국일보의 운명은 우리나라 언론 자유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부디 한국일보를 도와 주십시오.(한국일보 대표전화: 724-2114) 아래는 오늘 한겨레신문에 실린 최원형 기자의 기사입니다.


기자들 9일까지 임명동의 투표
통과 유력해 내주 지면 정상화될듯

50일 넘게 파행적으로 발행돼온 <한국일보>가 장재구 회장의 구속과 사실상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에 이어 새 편집국장 후보 선임으로 곧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선임한 고낙현 한국일보 재산보전관리인은 8일 이계성 논설위원을 편집국장 후보로 지명했다. 한국일보 기자들은 이날 밤부터 9일까지 이 위원에 대한 임명 동의 투표를 하는데 통과가 유력시된다. 고 재산보전관리인은 이미 이 위원을 내부적으로 편집국장 직무대행으로 선정하고, 장 회장 쪽에 섰던 소수 간부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9일 편집국 봉쇄가 풀린 뒤에도 장 회장이 임명한 하종오 편집국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일부 간부들은 계열사인 <서울경제신문>에 임시 편집실을 두고 대다수 기자들을 배제한 채 신문을 제작해왔다. 이들은 1일 법원의 재산보전 결정 뒤로도 재산보전관리인의 인사권 행사에 반발해 정상화의 마지막 걸림돌이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이 법원의 결정을 끝내 거스를 수 없을 뿐 아니라 외부에서 신문을 제작하는 파행을 계속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새 편집국장의 선임 절차가 완료되면, 다음주 월요일치부터는 그동안 업무에서 배제됐던 대다수의 기자들이 참여하는 정상적인 신문이 나올 전망이다. 정상원 한국일보 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재산보전관리인이 내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대다수 기자들을 배제하고 신문을 만들어온 일부 간부들에 대한) 설득 작업을 벌여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일보 사태가 마무리되더라도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 회장 재임기에 경영 상황이 계속 악화된데다, 구체적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사태로 독자 수와 광고 수주량이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도 기업회생 절차 돌입을 예고하면서 이런 점을 지적했다. 또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임금 삭감 같은 자구 노력이 요구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비리 사주와의 싸움’이라는 어려운 산을 넘은 기자들의 경험과 여기에 쏟아진 사회적 격려가 새로운 동력이 되리라는 기대도 나온다. 한국일보 노조 비대위가 최근 낸 <특보> 대담에서 서화숙 선임기자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오히려 한국일보의 가치가 널리 알려지는 홍보 효과도 있었다”며 “제대로 된 신문으로 나오기만 한다면 꼭 정기구독 하겠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이제 그 독자들을 끌어와서 한국 언론의 대안 구실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