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한국일보 바로 세우기 (2013년 7월 12일)

divicom 2013. 7. 12. 08:00

지난 9일 한국일보바로세우기위원회(한바위) 출범 기자회견에 다녀왔습니다. 그날 오후 3시 닫혀 있던 한국일보 편집국 문이 열려 복도에서 농성하던 기자들이 편집국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한바위에 따르면, 법원의 결정으로 편집국 사무실이라는 '공간'만 개방됐을 뿐,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신문제작권은 여전히 '짝퉁한국일보'를 만들던 사람들에게 있다는 겁니다. 한국일보 사태에 대한 지속적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사태야말로 자본과 언론의 마찰, 그것이 수반하는 폐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니까요. 아래는 9일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회견문입니다.



 한국일보 바로세우기 위원회 기자회견문


  법원이 7월 8일 한국일보 편집국 폐쇄가 불법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장재구 회장 등 한국일보 경영진이 6월 15일 용역 인력을 동원, 편집국을 폐쇄하고 기자와 논설위원들을 거리로 내몬 행위가 얼마나 무모했는지를 만천하에 알린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 언론사에서 일찍이 볼 수 없었던 편집국 폐쇄와 그에 따른 가짜 신문 제작으로 인해 한국일보가 받은 상처는 쉽게 치유하기 힘든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남의 기사를 베껴 쓴 기사, 이름도 달지 않은 기사가 한국일보 지면을 가득 채움으로써 많은 선배와 동료들이 지켜낸 한국일보의 가치와 자긍은 온데간데 없어졌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은 장 회장 등 경영진의 부패와 무능에서 비롯됐다는 게 우리의 생각입니다. 언론사를 보호막 삼아 언론사주라는 지위 아래 십 수년 간 저지른 경영 비리와 탈법, 무능의 결과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인 것입니다. 장 회장은 검찰 수사 등 불리한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부당한 인사와 편집국 폐쇄 등 최악의 조치를 취했다가 파국을 초래했습니다. 다른 어떤 이유를 떠나 용역을 동원해 저널리즘의 성소인 편집국을 봉쇄하고 기자 전체를 거리로 내몰고 가짜 신문을 만드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여겼다는 점에서 그는 언론사주, 언론 경영인의 자격이 없습니다. 따라서 한국일보를 정상화하려면 무엇보다도 장 회장이 퇴진하고 자신이 떠안아야 할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일보 가족은 이제 사회 각계 각층 인사들과 함께 ‘한국일보 바로세우기 위원회’를 발족하고 한국일보의 가치를 더욱 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합니다. 논설위원과 편집국 기자 및 직원 등 한국일보 전현 사우들을 비롯해 학계, 문화예술계, 법조계 그리고 한국일보 필진 등이 참여하는 ‘한국일보 바로세우기 위원회’는 한국일보가 정치와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불편부당한 중도지로서 더욱 공정하고 신뢰받는 신문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일보를 사랑하는 독자와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이해와 격려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요구

1.장재구 회장은 편집국 폐쇄와 파행적 신문 제작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

2.장재구 회장은 200억원을 반환하고 즉각 퇴진하라

3.검찰은 장재구 회장의 비리 혐의를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라

 

2013년 7월 9일

한국일보 바로세우기 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