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서울 대만대표부의 류밍량 공보참사관이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1980년대 제가 기자 시절 처음 만나 지금까지 긴 인연을 이어왔는데 은퇴를 앞둔 그가 갑자기 쓰러져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대만식으로 발음하면 '류밍량'씨지만 그는 이메일에 자신의 이름을 '유명량'으로 써 보내곤 했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한국을 잘 아는 외교관이었고 누구보다 한국어를 잘 하고 한국인 친구를 많이 가졌던 외교관이었습니다. 며칠 전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또 그가 잠시 머물렀던 호텔에서, 아직 말을 찾지 못한 그를 만났습니다. 그에 대해 뭔가 쓰고 싶었지만 쓸 수가 없었습니다. 언젠가 그가 다시 잃어버린 말을 되찾고, 하지 못한 이임파티를 하러 서울에 돌아오면, 그때는 그에 대해 쓸 수 있을지 모릅니다.
마침 자유칼럼에 류 참사관의 오랜 친구인 허영섭 선생이 그를 그리는 글을 쓰셨기에 여기 옮겨 둡니다. .유명량 참사관을 아시는 모든 분들, 그를 모르시는 모든 분들, 그의 회복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요. 그는 외교관의 옷을 입은 저널리스트였습니다. 그의 반짝이는 눈과 그 눈처럼 반짝이는 재치, 세심한 배려, 그와 동행하던 때가 벌써 그립습니다.
|
'동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드워드 스노우든 (2013년 6월 15일) (0) | 2013.06.15 |
---|---|
국회에서 놀자! (2013년 6월 12일) (0) | 2013.06.12 |
노무현 대통령 (2013년 5월 19일) (0) | 2013.05.19 |
박영숙 선생 별세(2013년 5월 17일) (0) | 2013.05.17 |
안젤리나 졸리 (2013년 5월 15일) (0) | 2013.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