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www.tbs.seoul.kr)' 시간에는 흙과 바람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아래는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제 칼럼 '흙', 그리고 '오늘의 노래' 시간에 소개해드린 노래 "Blowing in the Wind"입니다. 이 노래를 만들고 부른 사람은 밥 딜런(Bob Dylan)이지만, 오늘 방송에서는 독일 배우이며 가수인 마를렌 디트리히(Marlene Dietrich)의 음성으로 들려드렸습니다.
흙
봄이 되니 공사하는 곳이 많습니다.
파헤쳐진 길 양편에 흙무덤이 쌓입니다.
오랫동안 아스팔트 밑에 갇혀 있어서 그런지
흙 빛깔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의 얼굴빛입니다.
‘흙’하면 어린 시절에 읽은 이광수의 소설 ‘흙’이 생각납니다.
‘흙’의 주인공 ‘허숭’은 변호사이지만, 농부들을 계몽하기 위해 농촌으로 갑니다.
옛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변호사가 되라고 했습니다.
그땐 변호사는 ‘정의’와 ‘약한 사람들’을 위해 싸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오늘날엔 변호사가 약자와 정의를 위해 싸운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흙’의 주인공 ‘허숭’이 지금 서울에 온다면
농촌 대신 시민단체로 갈 것 같습니다.
농민을 계몽하는 대신 파렴치한 권력과 싸우느라 애쓸 겁니다.
땅속에 갇혀 있던 흙을 건강하게 하려면
가끔 파헤쳐 햇빛을 쏘여야 합니다.
변호사든 누구든 힘 있는 사람일수록
가끔 스스로를 파헤쳐 남의 눈을 쏘여야 본분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거리의 흙무덤을 보며 자신을 돌아보는 변호사들,
건강한 흙, 건강한 사람들을 보고 싶습니다.
‘오늘의 노래’: ‘Blowing in the Wind’
이 노래는 밥 딜런이 1962년 6월에 음악계간지인 ‘Sing Out!’에 발표했습니다. 이 노래는 인간, 자유, 평화에 대한 질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길을 걸은 후에야 사람이 사람이라 불릴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바다를 난 후에야 비둘기가 비둘기라 불릴 수 있을까” “얼마나 여러 번 발사된 후에야 대포알이 영원히 금지될까”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야 사람들이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얼마나 여러 개의 귀를 가져야 사람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이 노래를 발표하며 밥 딜런은, 그 모든 질문의 답은 “바람 속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답이 종잇조각처럼 날아다니다가 땅에 내려앉지만 아무도 집어 들지 않는다며, 잘못된 것을 보고 못 본 척 머리를 돌리는 사람들이 가장 큰 죄인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스물 한 살이었던 밥 딜런은 스물한 살 넘은 사람 중에 그런 사람이 많다고 했습니다. 이 노래는 롤링스톤 잡지가 선정한 ‘시대를 뛰어넘는 명곡 500선’에서 14위를 차지했습니다.
How many roads must a man walk down
Before you call him a man ?
How many seas must a white dove sail
Before she sleeps in the sand ?
Yes, how many times must the cannon balls fly
Before they're forever banned ?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Yes, how many years can a mountain exist
Before it's washed to the sea ?
Yes, how many years can some people exist
Before they're allowed to be free ?
Yes, how many times can a man turn his head
Pretending he just doesn't see ?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Yes, how many times must a man look up
Before he can see the sky ?
Yes, how many ears must one man have
Before he can hear people cry ?
Yes, how many deaths will it take till he knows
That too many people have died ?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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