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의 행복지수가 사는 곳에 따라 많이 다르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서울연구원이 2011년 서울시민 4만5천606명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것을 보면, 서초구, 용산구, 동작구의 행복지수는 70점 이상을 기록,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고, 강서구, 강북구, 마포구는 60~62점을 기록, 가장 낮았다고 합니다.
25개 전 자치구의 평균 행복지수는 66.5점이었는데, 연령대가 낮을수록 높았다고 합니다. 10대에 69.4점을 기록한 지수는 나이가 많아지며 하락하다가 60대 이상에서 59.9점으로 가장 낮았다고 합니다. 40대 이상이며 가구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시민의 행복지수는 40점대를 기록, 타 계층보다 훨씬 낮았다고 합니다.
월 가구소득이 많을수록 행복지수도 높아, 500만 원 이상 가구에선 69.7점이었지만 100만원 미만 저소득층에서는 48.7점에 그쳤다고 합니다. 연구원 측은 행복지수는 가구소득이 많을수록 높아지지만 일정수준 이상이 되면 행복 증진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한다고 설명합니다.
어디에 사는가에 따라 행복지수가 다르다니 왜 그럴까 생각해 봅니다.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의 행복지수가 빈부격차 심한 동네보다 높은 거 아닐까요? 나이가 들수록 행복지수가 낮다니 나이 들며 점차 행복해지고 있는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이 든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낮은 것은 노화, 노화가 수반하는 질병, 이루지 못한 꿈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아직 갚아야 할 빚이 적잖은데다 자주 아픈 제가 갈수록 행복해지고 있는 건 ‘비교’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세상은 무수한 색깔의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거대한 모자이크입니다. 월 소득이 많은 집은 고민도 많을 겁니다. 많은 돈을 다루려면 그만큼 머리를 써야 할 테니까요.
또 하나 제 행복의 비결은 ‘받아들이기’입니다. 생로병사는 모든 생명체가 겪는 과정입니다. 늙어가며 아픈 것은 당연합니다. 늙어가며 쉬이 지치는 것도 당연합니다. 늙어가는 사람이 늙지 않으려, 아프지 않으려 애쓰는 것은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쓸데없는 몸부림입니다.
타고날 때부터 약한 제 몸이 그렇게 약하지 않은 정신을 담고 지금껏 살아왔으니 꽤 지쳤을 겁니다. 언제부턴가 제 정신이 제 몸을 위로하고 미안해하며 살고 있습니다. 늙어가는 모든 분들이 정신과 몸, 꿈과 현실의 화해를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분명 행복해지실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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