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김재철과 MBC(2013년 3월 27일)

divicom 2013. 3. 30. 10:25

MBC 김재철(60) 사장이 오늘 오후 사표를 냈다고 합니다. 말로는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뜻을 존중해 사퇴한다고 했다지만 그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MBC노조는 김씨가 사적인 이익을 챙기려고 '꼼수'를 부리는 거라며 반발했습니다. 회사의 임원퇴직연금지급규정에 임기만료 전 퇴직하는 임원에게는 주총을 거쳐 특별퇴직위로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데, 김씨가 그 규정을 이용해 거액의 퇴직금을 받으려 한다는 겁니다.


오마이뉴스는 아예 '김재철 사장 자진사퇴... 퇴직금 3억원 때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방문진은 어제 임시이사회를 열고 김씨의 해임결의안을 찬성 5, 반대 4표로 통과시켰습니다. 해임 사유는 방문진의 문화방송 임원 선임권 중대 침해, 문화방송 이사회의 구성 및 운영제도 위반과 공적책임 방기, 관리감독기관인 방문진에 대한 성실의무 위반, 대표이사 직위를 이용한 공적 지배제도 훼손이었습니다. 방문진이 MBC 사장 해임을 결정한 것은 1988년 방문진 설립 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김씨가 방문진 이사회에서 눈물까지 뚝뚝 흘리며 글로벌 MBC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바쳤다고 했다는 보도를 보니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최시중 씨가 떠오릅니다. 최 씨는 상황이 자신에게 좋지 않게 돌아갈 때면 눈물을 보이곤 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온갖 옳지 않은 일을 저지르던 사람들이 왜 자신의 잘못이 드러나면 그리 쉽게 우는 걸까요? 


김씨가 떠나도 MBC가 금방 달라지진 않으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MBC 노조와 모든 임직원이 힘을 모아 정상화에 힘을 모은다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MBC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힘을 인식하고 제대로 된 방송을 위해 또 다른 김재철의 취임을 막아주길, 진정  이 나라의 '문화'를 창달하는 프로그램으로 '만나면 좋은 친구'가 되어주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