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삼일절 태극기 (2013년 3월 1일)

divicom 2013. 3. 1. 11:23

삼일절 아침입니다. 바람이 아주 많이 불어 창 밖의 태극기가 심하게 펄럭입니다. 1919년 3월 1일, 그날도 오늘처럼 바람이 거세게 불었을까요? 


저희 작은 아파트 건물엔 한 스무 가구쯤이 함께 살지만 태극기를 내건 집은 두 집뿐입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기미년 3월 1일은 잊혀지고, 오늘은 다만 긴 연휴의 첫날로서만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 나라의 정신이 갈수록 쇠락하고 여전히 친일파가 행세하는 게 아닌가,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그깟 태극기 안 걸면 어떠냐, 태극기 걸면 애국이고 안 걸면 매국이냐고 냉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걸지 않는 게 매국은 아니라 해도 태극기를 거는 건 애국적 행위입니다.


태극기는 좋은 선물 같은 것입니다. 좋은 선물은, 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을 진정으로 생각할 때, 받는 사람의 마음을 깊이 헤아릴 때 가능합니다. 그러니, 좋은 선물은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고 유대를 더 강하게 해줍니다. 


오래된 부부가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에 선물을 안했다는 이유로 다투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선물은 비싼 물건일 수도 있고 짧은 편지일 수도 있지만, 의미있는 날에 선물을 준비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삼일절에 태극기를 내거는 것은 나라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아직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으셨다면 지금이라도 내걸어주십시오. 아름답게 펄럭이는 태극기의 얘기를 들어주십시오. 이 나라가 얼마나 힘겹게 민주공화국으로 태어날 수 있었던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