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곳의 친구에게 보낼 양말을 사러 가는 길, 인도 한쪽에 차도를 등지고 앉은 여인이 보였습니다. 여인은 남루해도 껍질 벗긴 대파는 깔끔하고 예뻤습니다. '저 대파를 사야지' 생각하는 찰나 집에 있는 대파가 떠올랐습니다. 양말부터 산 후에 생각하자고 그이를 지나쳤습니다. 십오 미터쯤 떨어진 양말 가게 옆에선 다른 여인이 직접 키운 얼갈이배추를 팔았습니다. 저 배추를 사다 국을 끓여야겠다 마음먹고 우선 양말 가게로 갔습니다. 그러나 겨울 양말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빈손으로 나서니 얼갈이 파는 여인과 손님 하나가 한창 대거리 중이었습니다. 제법 기다린 후에야 얼갈이 이천 원어치를 사들고 갔던 길을 되돌아 오는데 대파 여인이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제게로 왔습니다. "저기서 뭐 팔아요? 뭐,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