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공자 후손 소방대원 (2011년 7월 6일)

divicom 2011. 7. 6. 12:11

주한 대만대표부에서 보내준 이메일에 공자의 75대손인 콩샹웨이(孔祥韡, 30)가 애인을 따라 소방대원이 되었다는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그의 애인이었다가 한 달 전 아내가 된 허이룬(何宜綸, 29)과 함께 대만 신베이(新北)시 소방국 신고접수센터에서 근무한다고 합니다. 

 

공자의 후손들은 대개 문과계통을 선호하지만 콩샹웨이는 어려서부터 이과계통에 관심이 많았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는 체육을 전공했고 타이베이체육학원에서 공수도를 전공하여 전국대회 우승 경력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와 아내는 12년 전 커피숍에서 함께 아르바이트를 할 때 만났는데, 국립대만대학 지리정치학과를 졸업한 허이룬이 소방대원이 되려고 하는 것을 안 콩샹웨이가 자신의 진로도 거기에 맞춘 것이라고 합니다. 

 

3년 전 허이룬이 먼저 소방대원이 되었고 콩샹웨이도 1년 뒤 소방대원 시험에 합격해 애인과 같은 근무처로 배치 받았으며 지난 4월, 사귄 지 12년 만에 사랑을 고백하여 결혼에 골인했다고 합니다.

 

과문한 탓인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명문가의 자손이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얘기도, 애인을 따라 소방대원이 되었다는 얘기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콩샹웨이 같은 사람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 부와 명예를 세습하려 하는 사람들과 가난과 불행을 세습하는 사람들로 이분화되어가는 풍토를 흔들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