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군대가 봉인가 (2011년 2월 27일)

divicom 2011. 2. 27. 09:00

어젯밤 SBS 뉴스를 보다가 '군대가 봉인가' 생각했습니다. 전국 월동배추의 4분의 3을 생산하는 전남 해남의 배추가 혹독한 추위와 폭설로 인해 누렇게 말라버리거나 뿌리째 썩어 또 한 차례 배추 부족사태가 우려되는데, 그 사태의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해결책 때문입니다.


다음달 말까지 중국산 배추를 긴급 수입하고 농협 저장 배추를 확보하는 것까진 이해가 되는데, 군부대에 배추 김치 공급을 줄이고 깍두기로 대체한다는 겁니다. 이미 지난 가을 배추 파동 때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정부가 잘못하거나 천재지변이 나면 뒷수습을 위해 군인들이 동원되는 게 다반사입니다. 구제역 수습에도 군인이 나서고 1미터 넘게 쌓인 눈을 치우는 것도 군인들입니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군인들을 홀대합니까?

 

남의 집 귀한 아들들을 강제로 데려다 군복을 입혀 놓은 것만 해도 미안한데, 왜 무엇이 부족하면 제일 먼저 군인들 것을 줄이고 무엇이 넘쳐나면 제일 먼저 군인들에게 먹으라고 하는 겁니까?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네 아들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으니 군인들을 막 대하는 것 아닙니까? 이런 판국에 군대 안 가면 나쁜 사람이라고 욕할 수 있습니까?

 

배추가 부족하면 모두 함께 배추 대신 다른 채소를 먹으며 견디면 됩니다. 군인들에게만 배추김치 대신 깍두기를 먹으라고 하지 말라는 겁니다. 리비아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절약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제일 먼저 군대에 공급하는 기름을 줄인다고 하지 않을까 불안합니다. 군복을 입는다고 애국심이 샘솟는 게 아닙니다. 사랑을 받아야 사랑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납니다. 나라를 위해 자기 청춘의 2년을 내놓은 사람들에게 제발 배추김치라도 마음 놓고 먹게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