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자니윤 선생님의 아내 (2011년 2월 23일)

divicom 2011. 2. 23. 11:25

어젯밤 잠자리에 들기 직전 자니윤 씨가 출연하는 KBS2 텔레비전의 '승승장구'라는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75세라는 연세를 무색하게 하는 유머, 63세라는 늦은 나이에 결혼한 18세 연하의 부인도 반가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오래전 쟈니윤 쇼처럼 '어른스런 유머'를 구사하는 프로그램을 언제 다시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연예인들 여럿이 나와 말장난을 펼친다는 점에서는 '승승장구'도 대부분의 연예 프로그램과 마찬가지이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이 프로그램의 사회자들은 다른 프로의 사회자들에 비해 '오버'하거나 소리치는 일이 적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제 방송에서는 사회자들이 잘못된 호칭을 사용하여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사회자들이 자니윤 씨를 '선생님'이라 부르면서 그의 부인을 '사모님'이라 하지 않고 '아내 되시는 분'이라고 부른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여성을 제대로 부르는 데 서툴거나 인색합니다. 자신이 모르는 5, 60대의 남자를 부를 땐 '선생님' 혹은 '사장님'하면서, 5, 60대의 여자이면 대개 '아줌마'라고 하고 기껏 잘해야 '아주머니'나 '사모님'입니다. 나이든 남자를 '선생님'이라 부르듯 여자도 '선생님'이라 불렀으면 좋겠습니다. 자신보다 나이든 사람은 누구나 '선생(先生)' 즉 '먼저 태어난 사람'이니까요.

 

더구나 자니윤 씨처럼 연세가 많은 '선생님'의 부인은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게 옳습니다. 출연자들이 예의를 몰라 '선생님의 아내'라고 부른 건지, 대본을 써준 작가들의 불찰로 그렇게 된 건지 알 수 없지만 다시는 어머니뻘 되는 분을 '선생님의 아내'니 '아내 되시는 분'이니 하는 식으로 부르지 말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