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사랑의 이름으로 멈춰라! (2025년 9월 15일)

divicom 2025. 9. 15. 11:37

 

아버지의 10주기가 다가오니 하늘이 날로 아름답습니다.

제 인생 최초의 스승인 아버지... 그분은 수없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 덕에 실패해 넘어질 때마다 일어설 수 있었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며칠 전엔 동네 베이커리 카페에서 다섯 명으로 이루어진

가족을 보았습니다. 아기를 안은 아버지와 그가 사랑의

눈길로 보는 아내와 두 딸.  그 가족을 보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그들 누구도 휴대전화를 보지 않았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두 딸과 아기와 웃는 얼굴로 낮게, 그러나 계속 얘기했습니다. 

그곳에서 여러 가족을 보았지만, 그런 가족은 처음이었습니다.  

 

저 웃음이, 저 대화가 저 아이들을 지켜 주겠구나 생각하니

행복했습니다. 그 세 아이는 살아가며 힘들 때마다 그날의

추억을 꺼내 먹고 기운을 낼 겁니다. 제가 제 아버지가 주신

말씀과 추억을 꺼내 먹는 것처럼... 

 

여러 언론 매체가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의 GDP를 22년 만에 추월할 거라고 소리 높여

경고합니다. 대만은 내년에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은 2027년에야 4만 달러를

넘을 거라고도 합니다. 한국은 한때 경제 규모에서

세계 10위권에 머물렀으나 이제는 13, 14위 권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를 보니 의문이 솟습니다. 왜 언론은 돈만

문제 삼을까, 왜 대만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보다 훨씬

행복한 것은 문제 삼지 않는 것일까?...

 

지난 3월에 발표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대만은

아시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입니다. 한국은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일본, 필리핀에 이어 7위였습니다.

세계 순위로 보면 대만은 27위, 한국은 58위입니다.

 

한국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면, 즉 제가 보았던 가족의

풍경이 계속해서 놀라운 일이 된다면, 한국은 행복

순위에서도 경제 순위에서도 하락세를 이어갈 겁니다. 

 

정부와 국민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비정상적 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입니다. 부모들이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자녀들과 함께 식사하며 얘기해야 합니다. '영유 레테'로

불리는 영어유치원의 레벨 테스트부터 금지해야 합니다.

부자가 되는 게 최상의 삶이 아니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게 최고라는 걸 가르쳐야 합니다.

 

제가 학교에 다니던 때 유행했던 팝송 중에 여성 보컬그룹

'슈프림즈 (The Supremes)'의 '사랑의 이름으로 멈춰라!

(Stop! In the Name of Love)가 떠오릅니다.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에게 뭔가 해주는 걸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풍요한 자본주의 시대엔 과하게 해주지 않는 것, 과잉

사랑을 멈추고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사랑일 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ne981B7Q4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