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에 담기는 것 (2025년 9월 2일)

8월 생으로 알려져 8월에 생일 선물을 받았는데,

동생이 알려주었습니다. 올해는 음력 6월이 윤달이라

제 생일이 9월 초라는 걸. 달력을 들여다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생일이 언제인지 신경 쓰지 않다가 선물을 받으며

생일인가 보다 했는데... 오지도 않은 생일을 미리 축하

받았으니 선물 준 친구들에게 미안합니다. 

 

생일을 생각하니 새삼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제 회갑을 축하해 주시며 '몸이 하도 약해 잘 자랄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잘 살아 주어 고맙다'하시던 아버지.

저보다 3일 빠른 동생의 생일과 저의 생일을 묶어

좋은 식당에 가서 맛있는 밥을 사 주시던 어머니...

아버지 돌아가신 지 올해로 십 년, 어머니 돌아가신 지

일년 반이 되었습니다. 

 

책꽂이 위 칸 네모난 액자 속에서 저를 내려다 보시는

부모님... 지금 저보다 젊으시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액자 옆에는 또 하나의 액자가 있습니다. 어머니가

이 세상 떠나실 때 들어가 누우셨던 상자를 채웠던

꽃, 가지 몇 개가 상자 밖에  떨어져 있기에 가져온

것입니다.

 

지구는 둥글지만 사람은 방이라는 상자에서 살다가

관이라는 상자에 담겨 떠나갑니다. 상자에 남은

사람도 상자 속 사람을 그리워하다가 뒤를 따릅니다.

세상 안팎 모든 상자에 사랑만 담겼으면 좋겠습니다.

 

링크를 클릭하면 지미 스트레인의 '상자'를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말과 영어로 된 가사도 지미 스트레인이

쓴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ClRmgsAtf4&list=RDcvjeVNvHh4c&index=15

 

애 아빠는 앉아 쉴 상자를 찾고

애 엄마는 곁에 누울 상자를 찾고

할아버지는 눈 감을 상자를 찾고

할머니는 하루를 살아낼 상자를 찾는다

회사원은 돌아갈 상자를 찾고 

젊은이는 머무를 상자를 찾고 

나는 노래하며 놀 상자를 찾고

울 엄마는 아들의 상자를 찾는다

돈 많은 이는 커다란 상자를 찾고

돈 없는 이는 쫓겨나지 않을 상자를 찾고

나는 울림 좋은 상자를 찾는데

울 아빠는 아들의 상자를 찾는다

누군가는 꼿꼿하게 누울 상자를 찾고

누군가는 하얀 재로 채울 상자를 찾을 때

나는 이미 추억이 가득한 상자를 찾았는데

엄마 아빠는 아직도 아들의 상자를 찾는다

 

daddy's looking for the box where he can take some rest

mommy's looking for the box where she can lie beside him

grandpa's looking for the box in which he can close his eyes

granny's looking for the box to live through another day

the employed are looking for the box called home

the unemployed are looking for the box to stay in

I'm looking for the box where I sing and play

and my mom's looking for the box for her son

the rich are looking for the box bigger than what they have now

the poor are looking for the box where they can stay longer

I'm looking for the box where sound travels better

and my dad's looking for the box for his son

someone's looking for the box to lie flat inside

someone's looking for the box to fill with ashes

I've already found the box filled with memories

yet my mom and dad are still looking for the box for their 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