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반 정도는 몸이 아파도 병원이나 요양원에
가기보다 집에 있고 싶어한다는 '2023년 노인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니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 모두 집에서 돌아가셨다고 하면
놀라는 사람이 많습니다. 아버지는 90세에, 어머니는
94세에 돌아가셨다고 하면, 그 연세까지 집에서 사셨다니
복이 많은 분들이라고 얘기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병원이나 시설에 가지 않고 죽는 날까지
집에서 살기를 원하지만, 그러려면 긴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부모님을 보며 배웠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 나이 들수록 말을 줄인다.
아버지는 연설을 하여 돈을 벌 정도로 말씀을 잘하시던
분이지만 연세가 드실수록 말씀을 줄여 최소한만
하셨습니다. 아무리 독립적인 사람도 늙으면 가족의
온기가 필요합니다. 잔소리 많은 부모와 살고 싶어하는
자녀는 없을 겁니다.
2. 나이 들수록 돈을 쓴다.
저희 부모님은 검약을 모토로 사셨지만, 맏아들네와
함께 사시던 말년에는 손자들이 학교에 다닐 때는
아이들 학원비부터 생활비까지 도움을 주셨고
손자들이 장성해 결혼, 독립할 때도 도움을 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젊었을 때 어머니와 만나면 제가
돈을 썼지만 제가 나이 든 후에 어머니와 만나면 어머니가
돈을 쓰셨습니다.
3. 정신과 몸을 잘 관리한다.
아버지는 인터넷을 못하셨지만 늘 신문 방송을 통해
새 소식을 접하여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식들보다
잘 아셨습니다. 아버지와 대화하며 '세상 변화를 모르는
'노인'이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공부와 산책으로, 어머니는 외출과 여행으로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유지했습니다.
4. 청승과 우울을 멀리한다.
아버지는 늘 담담한 태도를 유지하셨고 어머니는
'나는 행복합니다' 를 주제곡으로 삼으셨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어머니가 가끔 우울해지셨지만
60년 이상 함께 산 배우자를 잃으셨으니 어쩔 수 없었겠지요.
늙어서도 자기 집에서 살다가 마지막을 맞는 비결을 한 줄로
요약하면, '몸을 잘 관리해 병을 피하고 긍정과 명랑을 유지하며
주변을 돕는다'쯤 되겠지요. 저도 그렇게 살다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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