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후배 덕에 처음 가보는 식당에 갔습니다.
편의점 2층에 있는 일식집은 평범해 보였는데
들어가보니 빈 자리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후배가 예약을 해둔 덕에 간신히 자리에 앉았습니다.
점심코스가 1인당 5만 원이나 한다는데 이렇게
붐비다니... 이 나라에 부자가 많긴 많구나 생각했습니다.
음식이 나왔습니다. 음식의 온도가 완벽해
기분이 좋았습니다. 뜨거워야 할 음식이 뜨겁게
나오고 차가워야 할 음식이 차갑게 나오는 건
당연하지만 요즘은 당연한 것을 해내지 못하는
곳이 많습니다.
식당을 나설 때 주인인 듯한 여자분이 "맛있게
드셨어요?" 물었습니다. "네, 온도가 완벽해서
참 좋았어요. 셰프님께 감사한다고 전해주세요"
하고 답했습니다. 그분은 매우 기뻐하더니
저를 계단 아래 길까지 바래다 주었습니다.
제 팔을 가볍게 잡은 그분의 손길에서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1인당 5만 원이나 하니 참 비싼 식당이구나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비싼 것 같지 않습니다.
언젠가 큰돈이 생기면 고마운 친구들을 그곳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다시 그 정성의 온도를
느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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