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부여와 부여 밤 (2023년 11월 20일)

divicom 2023. 11. 20. 11:33

오래전 한 번 가 본 부여는 늘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작년에 홈마트에서

서부여농협이 생산한 밤을 만났을 때

반가운 마음으로 사 들고 온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부여를 가 보지 못한 한 해가 끝나가는 어제

다시 홈마트에서 부여에서 온 밤을 샀습니다.

1킬로그램에 8,9 천원 하던 걸 6,900원에 세일

판매한다니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그물망에 든 밤들은 '부여왕밤(특)'이라는 광고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양새였지만, 어쨌든 부여에서 

온 것이니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무게가

이상했습니다. 주부 경력이 꽤 길다 보니

웬만한 무게는 맞추는데, 그물망의 밤 무게가 

1킬로가 안 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재미 삼아 부엌의 꼬마 저울에 올려 놓으니 바늘이

850그램과 860그램 사이에 머물렀습니다. 정량에서

10퍼센트 이상 부족한 겁니다. 아, 이걸 어떻게 하지?

홈마트에 가서 얘기해야 하나? 그때에야 작년에도

1킬로짜리가 1킬로가 안 되어 홈마트에 얘기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그물망에 붙은 꼬리표를 보니 이 밤의 공급자는 

'부여군지역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입니다.

이 법인에서 밤을 그물망에 담을 때 1킬로가 안 되게 

담은 건 아닐 겁니다. 1킬로에 딱 맞추어 담았는데 

수송과 저장 과정에서 150 그램쯤이 줄어든 거겠지요.

 

그런 점을 이해한다 해도 기분이 나쁜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홈마트에서는 분명 1킬로짜리 밤으로

판매되는데 1킬로가 안 되니까요. 

 

안타까운 건 작년에 일어났던 일이 올해 또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홈마트와 부여군농협법인이

협의해서 밤을 그물망에 담을 때 몇 개만 더 넣었으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는 걸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물론 놀랍지는 않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작년, 아니

여러 해 전에 일어났던 나쁜 일들이 올해에도 

내년에도 되풀이되니까요.

 

그렇지만 부여는 달랐으면 좋겠습니다.

신동엽 시인의 생가가 있는 부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