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무엇일까요?
천상병 시인의 말처럼 '소풍'일까요?
테레사 수녀의 말처럼 '기회'일까요?
일러스트포잇 김수자 씨의 블로그
'시시한 그림일기'에서 만난 이기철 시인은
'삶은 헌 신발을 신고 늙은 길을
걸어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시시(詩詩)한 그림일기'에 가면 더 많은 시와
일러스트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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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편 그림 한장
삶은 헌 신발을 신고 늙은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종이에 색연필
삶은 헌 신발을 신고 늙은 길을 걸어가는 것 입니다
이기철
삶을 미워한다는 것은
삶을 사랑하자는 것이지요
저 길가에 핀 꽃들이
즐거워서만 웃겠습니까
슬픔을 어루만지고 노여움을 빗질하면
삶이 쟁반 위의 과일처럼
신선해진다는 것이지요
오늘 아침 밟고 온 풀잎과
식탁에서 습관으로 먹은 채소가
내 몸속에서 피와 살이 될 때
세상의 햇빛과 공기는
고마운 것 아니겠습니까
문득 불어오는 바람은 또한
얼마나 반가운 손님입니까
발 다치지 않고 걸어갈 길이 있고
돌아와 몸 누일 방이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저 추운 새와 날벌레보다
행복하지 않습니까
겨울에도 신발 없는 소와 말보다
우리는 따뜻하지 않습니까
삶은 헌 신발을 신고
늙은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신발이 우리의 생을
지탱하지 않습니까
<가장 따뜻한 책. 민음사. 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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