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은 그 자체로서 영감이나 각성,
위로를 주지만 어떤 책은 다른 책이나 사람을
저와 이어주는 다리가 됩니다.
최근 카페에서 본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의
책이 바로 그런 다리였습니다.
<여행의 기술>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300쪽에
나오는 존 러스킨 (John Ruskin: 1819-1900, 영국
사상가, 미술평론가)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재능이 없는 사람도 데생을 배울 가치가 있는
이유는, 데생이 '보는 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가 강의 끝에 했다는 말을 아래에
옮겨둡니다. 한국어 번역서의 문장을 조금 수정했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데생을 가르치려 한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을 가르치려 했음을 잊지 마십시오. 두 사람이
클레어 시장에 걸어 들어간다고 해봅시다. 둘 중 하나는
들어갈 때나 반대편으로 나올 때나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 사람은 버터 파는 여자의 바구니
가장자리에 걸린 파슬리 한 조각을 보고, 그 아름다운
이미지를 간직하고 나옵니다. 그 이미지는 오랫동안
그 사람이 하는 일상적인 일에 반영될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그 사람처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러스킨의 말을 읽으며 감히 희망합니다.
내 글이 '파슬리 한 조각'이 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