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정희 유고시집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를 읽었습니다.
시집 제목과 같은 제목의 시는 작년 8월에 이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어
다른 시를 적어둡니다.
이 시집은 1부 '밥과 자본주의', 2부 '외경읽기', 3부 '몸통일 마음통일 밥통일이로다',
그리고 시 '사십대'와 '독신자'로 구성된
4부로 나뉘어 있는데 아래의 시는 1부에 수록된 시입니다.
가진자의 일곱 가지 복
그때에 예수께서 자본시장을 둘러보시고
부자들을 향하여 말씀하셨다
자본을 독점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부자들의 저승에 있게 될 것이다
땅을 독점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땅 없는 하늘나라에 들지 않을 것이다
권력을 독차지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권력 없는 극락에 가지 않을 것이다
지금 배불리 먹고 마시는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배고픈 식탁에서 멀리 있을 것이다
철없이 웃고 즐기고 떠드는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저 세상에서 받을 위로를 이미 받았도다
아첨꾼 때문에 명예를 얻고 칭찬받는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그들의 선조들도 매국노를 그렇게 대하였다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는 행복하다
너 ㅡ 희 ㅡ 는 불 ㅡ 행 ㅡ 하 ㅡ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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