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사교육이 창의력에 미치는 영향(2017년 3월 18일)

divicom 2017. 3. 18. 11:22

학원 앞에 다른 학원 이름이 쓰인 버스들이 줄 지어 서 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젠 압니다. 한 학원을 마친 아이들이 다음 학원으로 가니, 바로 그 '다음' 학원 버스가 와서 아이들을 기다리는 겁니다. 

학원에서 나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다시 학원행 버스를 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너무 

어려서부터 저렇게 살아온 아이들은 자신들이 '교육' 받는 게 아니고 '사육'당하고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자신들을 '사랑'하는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지요. 


조금 전에 본 인터넷 조선일보에는 그런 부모님에게 생각을 바꾸라고 권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사교육을 많이 

할수록 아이들의 창의성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그러나 그 기사를 보고 생각을 바꿀 부모는 별로 없겠지요. 한국에서 창의성은 불치병과 다름 아닌 것이니까요. 초등학생들의 '꿈'이 공무원이고 젊은이들의 '꿈'이 건물주인 나라에서 

창의성은 무용지물을 넘어 위험한 것일 겁니다.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낮은 출산율로 인해 한국이 

지도에서 사라질 거라고 걱정하지만, 공무원과 건물주를 꿈꾸는 사람들의 나라가 사라진들 어떠냐고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아래는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사교육 많이 한 아이, 창의력 더 떨어지더라

사교육을 많이 할수록 아이들 창의성이 떨어진다는 국책 연구 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해진 답을 찾는 사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새로운 것을 생각하는 능력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무총리 산하 국책 연구 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는 5세 유아, 초등 2학년과 5학년 등 총 270명을 대상으로 그림을 통한 창의성 검사(TCT-DP)와 지능 검사를 실시하고, 학부모를 설문 조사해 이런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17일 밝혔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아동의 창의성 증진을 위한 양육 환경과 뇌 발달 연구'에 따르면 사교육을 1주일에 1회 더 받을수록 창의성 점수가 0.563점씩 감소했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 270명의 창의성 점수 평균이 16.43점인데, 사교육을 1회 더 받을 때 창의성 점수가 0.563점씩 감소한 것은 사교육 횟수가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학생의 88.4%가 사교육을 받고 있었고 연령별로는 5세의 78.4%, 초등 2학년의 95.5%, 초등 5학년의 92.7%가 최소 한 가지 이상 사교육을 받고 있었다. 1주일에 사교육을 하는 횟수는 2건이 28.8%로 가장 많았고 3건 받는 학생은 20.4%, 4건 받는 학생도 16.4%였다.

연구진은 어떤 점이 창의성을 북돋아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부모의 양육 방식과 가족 관계 등이 아이의 창의적 성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부모가 아이를 일일이 통제하고 간섭하기보다 자율성을 주고 독립심을 자극해줄수록 창의적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아이가 독립적이도록 격려한다' '아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스스로 해결하도록 시간을 준다' '아이가 하려는 것에 간섭하지 않고 혼자 하게 내버려둔다'는 부모의 자녀일수록 창의적 성향이 높았다는 것이다. 가족 관계도 아이의 창의적 성향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가족끼리 친밀하게 상호작용을 많이 하고, 서로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는 가정의 자녀가 창의적 성향이 높았다.

'풍부한 경험'도 창의적 성향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풍부한 경험은 ▲아이에게 책 읽기, 그리기, 악기 다루기 등 다양한 경험을 시키고 ▲희귀한 것을 찾아다니며 보여주고 ▲집에 아이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많은 것이 있고 ▲아이에게 유능한 성인과 접할 기회를 많이 주는 것 등이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가 관심을 갖고 요구하는 것을 미리 판단해 위험한 것은 못 하게 하는 등 통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아이에게 생활 주변에서 여러 어른을 만나게 하고, 원하는 경험을 하도록 하면서 지적 자극을 줘야 크면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이 생각을 자주 물어보고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아이에게 발언권을 주고 상의하는 등 아이를 존중하는 부모의 자녀가 창의적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총괄한 도남희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유아 때부터 학원을 돌리면 생각하지 않고 정답만 찾는 창의성 떨어지는 아이들을 만든다"며 "부모들은 '내 아이가 뒤처질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사교육을 하기보다 아이들의 독립심을 길러주고, 가족 간에 좋은 관계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것이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데 좋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18/201703180014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