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 중엔 아직도 미국이 지상낙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미국은 어떤 부분에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미개합니다.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나라이면서 인종차별을 하는 것만 보아도 그 사회의 후진성이 드러납니다.
2008년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미국내 인종차별이 좀 줄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 기대는 무참히 깨지고 말았습니다. 매일 한심한 사건이 일어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그래도 미국에서 흑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아래는 오늘 경향신문에 실린 기사입니다. 가장 중요하고 끔찍한 소식은 맨 마지막 문단에 있습니다.
오바마 이후 인종갈등 더 악화?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2008년 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 되자 대부분의 흑인들은 생활조건이 나아지고 인종갈등도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와 통계를 보면 흑인 차별은 여전하고, 인종갈등도 오히려 악화됐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조사에서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오바마 취임 이후 인종갈등이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봤다. 25%는 오바마가 갈등을 더 악화시켰다고 답했고, 28%는 노력은 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퓨리서치가 인용한 뉴욕타임스와 CBS의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들의 실망감을 확인할 수 있다. 7년전 오바마 취임 100일째에 시행한 두 언론사 조사에서 흑인 59%, 백인 65%가 인종관계가 전반적으로 좋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관계가 나쁘다고 답한 흑인이 61%, 백인이 45%였다. 성별과 나이, 교육 정도에 상관없이 단지 피부색 때문에 차별을 받는다고 응답한 흑인의 비율은 70%를 넘었다. 흑인 43%는 인종평등이 영원히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경찰서나 법원에서 가장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흑인들이 경찰의 총격으로 숨지는 일이 잦아지면서 인종갈등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2014년 8월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18세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지만, 경찰은 기소조차 되지 않아 미 전역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지난해 3월에도 19살 청년 토니 로빈슨이 경찰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로빈슨은 참정권 운동의 상진인 앨라배마주 셀마행진 50주년을 앞두고 위스컨신주 매디슨에서 열린 평화시위에 참여했다가 변을 당했다.
그럼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한 해 경찰에 사살된 흑인이 258명인 것으로 집계했다. 숫자로만 보면 백인이 494명으로 더 많지만, 흑인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가디언이 성별, 인종, 연령별로 나눠 집계한 수치에 따르면 인구 100만명 중 경찰에 의해 숨지는 사람의 비율은 흑인이 7.13명으로 백인(2.91명)의 2배가 넘는다. 15~34세 흑인 남성 인구비율은 전체 인구에 2%에 불과하다. 하지만 경찰 총격으로 숨진 중 비율로 보면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연령대 백인 남성비율의 5배가 넘는다. 미국 정부의 공식발표에 따르면 이 연령대 전체 흑인 사망자 65명 중 한 명꼴로 경찰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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