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제사, 그리고 헌법(2015년 7월 19일)

divicom 2015. 7. 19. 09:31

오늘 tbs '즐거운 산책'에서는 '제사'와 '헌법'에 대해 생각해보고, 조동진 씨의 '작은 배', 4월과 5월의 '옛사랑', 

최희준 씨의 '길'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첫 노래는 '작은 배', 마지막 노래는 Sam Cooke의 'The little 

things you do'였습니다.


'오늘의 노래'로는 '제헌절 노래'를 들었습니다. 헌법을 '억만 년의 터'로 부르는 '제헌절 노래'를 들으니 헌법을 제 

구미에 맞게 고치는 정치인들, 헌법을 우습게 아는 재판관들과 법 집행자들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습니다. 새누리당의 전 원내대표 유승민 씨는 왕이 되어가는 대통령에 맞서며 헌법 1조 1항을 강조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정말 이 나라가 '민주공화국'일까요?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는 '제사'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제사'와 헌법은 삶에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행사이며 거울입니다. 편의를 위해 제사와 헌법을 잊은 사람들, 이 나라가 뿌리 없는 나무가 되어가는 게 이상하지 않습니다. 아래에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제사'를 옮겨둡니다. 오늘 들려드린 전곡 명단은 tbs 홈페이지(tbs.seoul.kr) '즐거운 산책' 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 들은 노래 중에 서혜경 씨가 연주한 쇼팽의 '즉흥환상곡'이 아직도 귓가를 맴돕니다.



제사

 

지난주엔 제사가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님의 초기(初忌)

오래 전에 저승으로 가신 할머니의 기일,

제사상의 음식과 절하는 사람은 달라도

정성과 경건함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할머니의 제상 앞에 서니

긴 머리를 참빗으로 정갈하게 빗고

은비녀로 쪽 지시던 할머니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어머님이 좋아하시던 잡채를 볶으려

당근과 버섯을 채 썰다 보니

어멈, 잡채 하는구나!’..

반가운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일 년에 한 번 가신 분을 위해 차리는 상,

자주 해먹지 못하는 음식을 먹으며

인생을 돌이켜볼 기회를 주시니 감사하고,

만나기 힘든 가족들을 한 자리에서 보게 하시니 더욱 감사했습니다.

 

할머니, 어머님, 내년 이맘 때 다시 뵈올 때까지

부족한 자손들을 굽어 살펴 주소서.